[아주중독(中讀)] 컵라면으로 연 매출 2조6000억원… ‘제2의 중산산’ 노리는 판센궈

곽예지 기자입력 : 2021-02-25 02:00
中 라면업체 진마이랑, 중국 본토증시 상장 도전 캉스푸·퉁이와 함께 중국 라면업계 '삼강 체제' 최근 중국 식품주 열기 힘입어 상장 성공할까 진마이랑 27년간 이끈 판센궈 회장에게도 눈길
※ ‘아주중독(中讀)’에서 중독은 ‘중국을 읽다’라는 의미입니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재미있는 이슈나 경제·투자 현안 등을 분석하고 다시 곱씹어볼 만한 읽을거리를 아주경제 중국본부가 제공합니다. [편집자 주]
 

진마이랑 '이퉁반(한통반)' 제품 광고 [사진=진마이랑 홈페이지]

중국 인스턴트 라면 제조업체 진마이랑(今麥郎)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진마이랑이 중신건설투자증권과 상장 지도 계약을 체결하고 정식으로 중국 A주(본토증시) 기업공개(IPO) 도전을 선언하면서다. 만약 진마이랑이 계획대로 상장에 성공한다면 중국 A주 사상 최초의 ‘라면 상장사’가 된다.

일각에서는 진마이랑의 판셴궈(範現國) 창업자 겸 회장이 '제2의 중산산(鍾睒睒)'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산산은 지난해 홍콩 증시 상장 후 돌풍을 일으키며 아시아 최고 부호 자리에 오른 중국 생수업체 눙푸산취안(農夫山泉)의 회장이다.

◆진마이랑 창립 27년 만에 IPO 도전··· 中식품주 열기에 탄력받아

올해 초 허베이성 증권감독관리국 홈페이지에는 중신건투증권이 진마이랑의 상장주관사가 됐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중국 3위 라면 업체인 진마이랑이 창립 약 27년 만에 자본시장 진출을 위해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의미다.

이 소식은 곧 큰 화제를 모았다. 최근 유독 상승세가 도드라졌던 중국 식품주 열기가 진마이랑 상장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지난해 중국 대표 ‘황제주’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이하 마오타이)와 간장업체 하이톈미업(海天味業)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페이스’ 눙푸산취안과 식용유 업체 진룽위(金龍魚) 주가 상승세도 거셌다.

이에 따라 최근 시장에서는 라면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 진마이랑도 IPO에 박차를 가해 연내 이들과 함께 ‘축배’를 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진마이랑은 1994년 설립 후 20년간의 발전을 거쳐 현재는 연구개발(R&D), 생산·판매 시설이 모두 현대화를 이룬 대형 종합식품업체가 됐다. 중국 매체 진룽제에 따르면 진마이랑 제품은 한국을 포함한 미국·캐나다·일본 등 해외 36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연간 라면 생산 능력은 약 120억분 규모다. 중국 3위이자, 세계 동종업계 6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실적 면에서도 뛰어나다. 2019년 기준 진마이랑의 연 매출은 218억 위안(약 3조7500억원)이며, 이 중 라면 사업 부문 매출은 150억 위안이다. 사실상 라면 사업이 진마이랑의 주요 캐시카우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음료 사업의 매출도 수십억 위안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고 진룽제는 설명했다.

◆위기도 수차례 겪어··· 닛신·퉁이와의 협력 무산에 경쟁사 압박까지

사실 20여년 동안 진마이랑의 사업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진마이랑은 몇 차례 위기를 겪은 바 있는데, 협력사였던 일본 라면업체 닛신과 중국 식품업체 퉁이(統壹)와의 결별이 대표적이다.

2004년 닛신과 진마이랑의 전신인 화룽면업(華龍面業)은 15억4500억 위안을 출자해 세계 최대 제면 기업인 중·일 합작 화룽르청(華龍日淸·화룽닛신)식품유한공사를 설립했다. 두 회사는 10년간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등의 협력 관계를 이어왔는데, 협력 10년째부터 불협화음이 들려왔다. 고품질 전략을 견지하려는 닛신과 고급화 문턱을 넘지 못한 진마이랑 간 이견이 커진 것이다. 결국 두 업체는 2015년 정식 해산을 선언했다.

퉁이와의 협력도 지지부진하다 결국 끝을 맺었다. 진마이랑은 퉁이와 음료 사업 부문에서의 협력을 통해 100억 위안의 매출을 달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경쟁업체인 캉스푸(康師傅)의 음료 사업 확대에 맞서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퉁이와 진마이랑의 협력은 조건이나 상황이 서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이유로 결렬됐다.

협력 무산이 반복되면서 진마이랑은 한때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길을 걸었다. 이런 가운데 경쟁업체들의 압박까지 겹치면서 2018년까지는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진마이랑은 소매점에 집중해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과, 다른 컵라면 제품에 비해 용량이 절반가량 더 많은 ‘한통반’ 시리즈 판매 강화를 통해 재도약에 성공했다. 2019년 라면사업 부문 매출 150억 위안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다.
 

판셴궈 진마이랑 회장 [사진=진마이랑 홈페이지]

◆中 자수성가 대명사 판셴궈 회장··· 포기 모르는 '악바리'

진마이랑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포기는 없다’는 판셴궈 회장의 대쪽 같은 경영철학 덕분이다. 판셴궈 회장은 중산산 회장과 함께 중국 ‘자수성가’ 기업인의 대명사로 불린다.

1960년 허베이성 농촌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배가 고파 기절한 적도 있을 만큼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왔다. 이에 따라 빨리 돈을 벌어야 했던 판 회장은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트랙터를 몰고 나와 농사일을 도왔다.

그러나 그는 마음속으로 항상 농사일이 아닌 다른 일로 큰돈을 벌어 집안을 일으키길 갈망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그의 열망은 1987년 빙탕(얼음설탕) 장사로 시작됐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으로 당시 수요가 높았던 설탕 가공 및 판매업에 뛰어들었고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의 출현으로 사업이 타격을 받자, 그는 곧바로 1990년대 초반 인기를 얻기 시작했던 라면업계로 눈을 돌렸다.

특히 그는 농촌지역을 타깃으로 삼아 허베이, 산시 등을 집중 공략했다. 이런 전략을 통해 이 지역의 매출 1위 라면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됐다. 다만 농촌시장에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환한 도시 공략 전략은 그리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판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든 시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생산기술을 향상시켜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었고, 광고 마케팅 비용 투자에도 아낌이 없었다. 결국 2005년 캉스푸와 퉁이의 협공에도 불구하고 진마이랑은 20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고, 3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중국 라면업계 2위 노린다···"치열한 경쟁 속 '사업 다각화' 필요" 

진마이랑은 올해 중국 라면 업계 2위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라면 콘퍼런스에서 판 회장은 “지난 30년은 캉퉁(康統·캉스푸와 퉁이)의 경쟁 시대였을지 몰라도 앞으로는 캉진(캉스푸와 진마이랑)의 경쟁 시대가 될 것”이라며 진마이랑의 2위 도약 목표를 선언했다.

실제 진마이랑은 캉스푸와는 매출이나 점유율 부문에서 모두 차이가 크지만 퉁이와는 큰 차이가 없다. 퉁이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118억7000만 위안이다. 2019년 한 해 진마이랑이 총 218억 위안을 돌파한 점을 감안했을 때, 두 기업의 매출 차이는 고작 몇 억 위안가량일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 간편식품업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진마이랑이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진마이랑이 라면 사업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지난 몇 년 사이 빠른 성장을 거두고 있는 음료사업도 발전시켜 사업 다각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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