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시민들 봉기, "군정을 용서하지 말자"... 미얀마 시위 확산

[시위장에 몰려드는 시민들 =7일, 양곤 (사진=NNA)]


군부가 실권을 장악한 미얀마에서는 주말인 6~7일, 군사정권에 대해 '노(NO)'라고 외치는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 참가자의 연령은 젊은층에서 중년층까지 다양했다. 군부가 6일부터 반발을 억누르기 위해 실시한 인터넷 차단조치는 해제되었으나, 민주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수만명이 집결했으며, 수도 네피도, 제2도시 만달레이 등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양곤에서는 6일, 쿠데타 발발 후 가장 많은 1000명 규모의 항의 데모가 카마유 군구 레단지구에서 실시됐다. 7일이 되어서는 여러 군데로 데모가 확산, 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20~30대 젊은층이 중심이 돼, "군정을 용서하지 말자"라고 외쳤으며, 대학생, 민주 활동가 등도 모여 구속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초상이 그려진 현수막과 크게 X자가 그려진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의 사진을 내걸고 행진했다.

데모에 참가한 봉제공장 노동자 남성 와이 양(25)은 "태어나기 전에 있었던 각종 탄압은 잘 알지 못하지만, 군정의 잔혹성에 대해서는 부모님으로부터 들었다. 민주적인 국가 시스템으로 되돌아갈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모는 시내 여러 군데에서 실시되다가 저녁에는 중심부인 술레 파고다 부근으로 시위대들이 집결했다. 데모는 양곤을 비롯해, 네피도, 만달레이, 바고 관구 등 지방도시에서도 실시됐다.

[술레 파고다 부근에서 항의시위에 참가한 시민들 =7일, 양곤 (사진=NNA)]


수치 고문이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LD)의 지지자들은 1일 이후, 군부의 탄압으로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우려해 대규모 시위에 나서지 않았으며, NLD도 옥외 시위활동을 자제하도록 촉구해 왔다. 수치 고문과 NLD 지지자들은 그 대신 SNS를 충분히 활용, 의료종사자 업무 거부 및 군 계열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실시했으며, 야간에 부엌에서 냄비 등을 두드리며 항의표시를 하는 운동 등을 전국에 확산시켰다.

'군에 대한 거부감' 확산에 초조함을 느낀 군부는 4일부터 SNS를 차단했으며, 6일에는 모든 인터넷망을 차단하도록 사업자들에게 통보했다. 7일 오후 2시부터 인터넷망은 재개되었으나, 시내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배차, 택배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또한 여전히 SNS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차단이 이어지고 있다.

■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인터넷이 차단되고 있는 가운데, 입소문으로 데모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시위장에 몰려 들었다. 마양곤 군구 거주의 여성(47)은 "매일 밤, 냄비를 두드리며 항의의 뜻을 나타내어 왔으나,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면서, 함께 시위에 참여한 가족들과 함께 세 손가락을 하늘에 치켜세웠다. 이는 태국의 반 정부 시위대도 했던, 독재자에 대한 항의의 표시. 시위 참가자에 의하면, 수치 고문 해방과 민주화 실현, 군정 종식을 의미하며, 연대를 나타내는 '같은 편을 나타내는 표시'로 쓰이고 있다.

온라인 주문을 받을 수 없어 일을 할 수 없게 된 택배 서비스 자전거 운전기사들이 대거 시위행진에 참여했으며, 통행중인 차량에서도 세 손가락을 세운 손을 차창 밖으로 내밀고, 긴 경적을 울려 시위찬동의 뜻을 나타냈다.

[데모 과정에서 배치된 경찰들에게, "시민들을 위한 경찰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꽃을 전달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6일, 양곤 (사진=NNA)]


부근 도로는 줄이 쳐져 봉쇄되었으며, 보호방패를 든 경찰들이 감시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제압을 위한 군의 현장투입은 확인된 바 없다. 인터넷 차단과 함께 당국이 정보공개도 하지 않고 있어 체포된 사람이 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으나, 심각한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위를 지원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시민을 위한 경찰이 되어 주길 바란다"며 경찰들에게 음료수나 꽃을 전달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 향후 전망 불투명
다만 2007년 샤프란 혁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군의 탄압 속 시민 데모를 취재한 경험이 있는 현지 기자는 "부상자가 나오는 등 유혈사태로 발전하는 충돌이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그때부터는 민중들이 지금처럼 평화적인 시위를 이어간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주 미얀마 일본대사관에 의하면, 지금까지 미얀마에 거주하는 일본인이 다쳤다는 등의 정보는 파악된 바 없다. 다만 향후 예측불가의 사태로 발전되는 것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불요불급의 외출을 자제하는 동시에 안전에 충분히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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