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미얀마 군부, 페이스북 차단 나서... 국민들은 '군' 기업제품 불매운동

[군정에 대한 항의의 뜻을 담아 촛불을 밝히는 운동 펼치고 있는 미얀마 시민의 페이스북 =2일]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군은 4일, 미얀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SNS인 '페이스북'을 차단했다. 페이스북을 통한 여당 국민민주연맹(NLD)의 정보 발신 및 지지자들의 항의활동을 봉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미얀마 시민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미얀마군 계열 기업이 생산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시작했다. 페이스북 차단은 7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나, 차단기간이 연장될 것을 우려하는 국민들 중에는 "인터넷 상에서의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얀마 최대 통신사인 국영 미얀마 우전(郵電)공사(MPT)의 운영에 참가하고 있는 스미토모(住友)상사의 현지 간부에 의하면, 3일 밤 군사정권 하의 운수교통부로부터 MPT를 포함한 이동통신 사업자 4개업체 전체에, 4일 새벽부터 페이스북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도록 하는 지시가 들어왔다. 노르웨이 통신사 텔레노르는 "국제적인 인권법규에 비춰보면, 필요한 조치라고 보여지지 않는다"며 동 조치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SNS 분석업체인 나폴레옹캣에 의하면, 지난해 7월 기준으로 미얀마의 페이스북 이용자 수는 2850만명으로, 인구의 절반 이상이다. 사생활 뿐만 아니라, 상품 판매 및 마케팅, 정치가나 전문가, 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연예인 등이 의견을 밝히는 장으로 매우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정보수단이다.

군부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한 1일 이후, 페이스북 상에는 NLD와 민주화 운동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군사정권에 대한 비난이 분출했다. 의료종사자들이 표명한 출근 보이콧 운동은 양곤 등 병원 80곳을 비롯해 정부 산하 병원과 의대가 있는 대학까지 확산됐다.

또한 전통적인 풍습에 따라, 군부를 악령에 빗대 퇴치를 빌거나, 촛불을 밝혀 기도를 나타내는 행위가 페이스북상에서 화제가 되기 시작했으며, 이런 운동은 최대 도시 양곤에서 제2의 도시 만달레이까지도 확산됐다. 페이스북에는 이 운동에 참여하는 사진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NLD 지지자들은 군부와의 충돌로 치안부대가 제압에 나설 것을 우려해, 야외 시위활동보다는 집에서 SNS를 활용한 항의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항의시위에 활용되던 최대의 도구가 일시적이나마 차단된데 대해, 현지 언론사에 근무하는 여성(34)은 "인터넷상에서의 탄압이지만, 과거에는 전화통화도 차단된 적이 있기 때문에 놀라지는 않았다. 나라도 훔치는게 군부다"라고 분노한 표정으로 말했다.

[촛불로 'NLD'를 나타내,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기원하는 미얀마 시민의 페이스북 =2일]


현재까지 무료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것은 가능하다. 젊은 세대들은 이미 VPN을 통해 페이스북에서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 미얀마 맥주, 마이텔에 분노
국민들의 분노는 군 계열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한 회사의 제품 및 매장으로도 향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페이스북에서 펼치고 있다. 현지 매체에 의하면, 미얀마군 계열의 복합기업 미얀마 이코노믹 홀딩스(MEHL)와 기린홀딩스의 합작사가 제조하는 '미얀마 맥주', 베트남 군대통신 그룹과 미얀마군 계열의 스타 하이 등의 합작 통신사 '마이텔(Mytel)'등 유명 브랜드를 비롯해, 차, 커피, 군 계열 자본이 들어간 민간병원 등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민간회사에서 홍보담당을 맡고 있는 한 여성(33)은 "군 계열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 것은 조용하게 민주화에 공헌할 수 있는 항의활동이며,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해 11월에 실시된 총선에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군부가 1일, 쿠데타를 일으켜 NLD의 당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정권 고위관계자 수백명을 구속했다. 입법·사법·행정 등 전권을 장악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스스로를 수장으로 하는 최고의사결정조직을 신설했으며, 3일 밤까지 17명의 각료를 임명해 군사정권의 기정 사실화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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