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베트남 전당대회]당 대회 바라본 세 가지 핵심키워드 '3연임, 70년대생, 중부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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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1-02-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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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제13차 전당대회 폐막식이 열리고 있다.[사진=베트남 제13차 전당대회 중앙위원회 제공]

제13차 베트남 공산당 전국대표자회의(당대회)가 막을 내렸다. 당초 예상됐던 것처럼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의 세 번째 연임은 무난히 성공했다. 지난 5년간 쫑 서기장과 함께 호흡을 맞춘 응우옌쑤언푹 총리도 두 번째 정치국원으로 선출되면서 공석인 국가주석으로 승계구도가 사실상 확정됐다. 권력서열 1위인 서기장과 권력서열 2위인 국가주석이 현 지도부에게 그대로 계승되면서 당대회는 큰 변화가 없었다. 베트남 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공산당은 새로운 도전과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과 점진적인 발전을 택했다는 총평이다.

하지만 일부 변화의 조짐도 나타났다. 이번 당대 주요 인사업무인 정치국원과 중앙집행위원회 대의원 인선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13차 전당대회에서는 정치국원이 총 18명으로 확정됐다. 다만 정치국원을 유지해오던 주요 인사들이 퇴출됐고 코로나19 정국을 주도하던 주요 부총리들의 정치국원 진입도 좌절됐다. 대신 중부지방 출신 정치국원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베트남 중앙정부는 그간 베트남 북부와 남부를 잇는 중부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부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또 차기 전당대회를 대신해 향후 베트남 공산당을 대표하는 중앙집행위원회의 인적 변화도 눈길을 끌었다. 전체 위원 200명 중에서 신규 대의원과 대체(보궐) 위원에서 70년대생 이하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됐다. 50~60년대생 대의원들이 대거 사라지고 70~80년생들이 상당수가 진입했다. 이들은 대부분 베트남 통일전쟁 유공자의 후손으로 앞으로 베트남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키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쫑 서기장 '3연임'에도 푹 총리와 쌍두마차 정치가능성 제기
“공안부 출신 총리에 오는 5월 경제부처 개각 주목해야...”

응우옌푸쫑 베트남 서기장[사진=베트남 제13차 전당대회 중앙위원회 제공]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76)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제13차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임기 5년(2021~2025)의 차기 서기장으로 재선출 됐다. 이에 따라 쫑 서기장은 2011년과 2016년에 이어 3연임에 성공하면서 베트남 통일국가 건국 이후 역대 최장수 서기장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쫑 서기장의 3연임을 두고 ‘강력한 절대권력, 새로운 왕정제’의 시작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또 베트남 공산당의 집단지도체제의 전통이 무너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3연임을 단순히 베트남 집단지도체제의 몰락으로 보기에는 무리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번 종 서기장의 연임은 절대적인 지도력보다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위기 상황과 맞물려 베트남이 지금은 바꿀 때가 아니며 현 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 발전을 꾀해야한다는 의견이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당초 강력한 차기 서기장 후보로 거론된 쩐꾸옥브엉 상임위원도 이 같은 이유로 좌초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쩐꾸옥브엉 상임위원은 응우옌푸쫑의 지지를 받고 있었는데 중앙집행위 대의원들로부터 명문과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해 차기 정치국 위원 후보자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즉, 위기 시에는 결속과 통일성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기존 보직자들이 현저히 유리히고 신규 후보자 진입이 매우 어렵다는 정치메카니즘이 그대로 적용된 셈이다.

여기에 쫑 서기장과 함께 푹총리도 국가주석 자리를 승계하면서 사실상 쌍두마차 지도체제가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26일 베트남 당 중앙위원회는 각 65세와 60세인 서기장과 정치국원 입후보자 제한 연령 규정을 ‘명성과 업적이 두드러진 인물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특별 후보 형식을 쫑 서기장을 포함해 푹 총리에게도 적용했다. 한 국내언론은 쫑서기장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반부패와 관리감독을 총괄하면서 경제와 대외분야는 푹총리가 담당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이번에 총리로 내정된 팜민찐 당 중앙조직위원회 위원장 인선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통 총리의 경우 경제부처 관료출신이 내정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공안부 출신인 팜민찐 당 중앙조직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된 점이 특이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월의 열리는 국회에서 주요경제부처(기획투자부, 상공부, 재무부)들의 장관이 실질적으로 경제부분을 총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사례에 따라서는 일부 장관의 유임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국원 50%이상 대폭 물갈이...18명 중 10명 중부출신

제13차 베트남 공산당 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중앙집행위원회 위원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베트남 제13차 전당대회 중앙위원회 제공]

당 대회가 하루 앞서 폐막하면서 제13차 베트남 공산당 전국대표자회의 중앙집행위는 신임 서기장 선출 결과와 함께 18명의 정치국원 명단도 발표했다. 공산당 정치국원은 향후 5년간 베트남 공산당과 정부에서 주요보직을 겸직하는 핵심지도부다.

이번 13차에서 정치국원은 대폭 물갈이가 됐다. 18명 중 무려 10명 이상이 바꼈다. 지난 12차에 이어 연임한 정치국원은 쫑 서기장과 푹총리를 포함해 차기 총리와 국회의장으로 내정된 팜민찐 상임위원, 브엉딘후에 하노이 서기장 등 8명에 불과하다. 지난 12차에서는 여성 정치국원도 3명이었지만 이번에는 쯔엉미타이 중앙조직위원장만이 유일하다.

무엇보다 이번 인선에 주목할 점은 중부지역 출신 인사들의 대거 진출이다. 쩐꾸억브엉, 응우옌티엔년 등 주요인사들이 퇴임하고 선출된 신임인사들의 대부분이 중부지역 출신이다. 특히 중부 꽝응아이성은 쩐두언안 공상부 장관, 응우옌화빈 대법원방 등 정치국원을 2명이나 배출해냈다. 전체적으로 13차 정치국원 18명 중 10명이 범 중부지역에 해당한다.

이번 제13차 당대회에서는 지난 35년간의 도이머이 정책을 평가하고 각 지방의 변화 발전이 보고됐다. 사실 그간 베트남 개혁개방의 과실에서 중부지방은 다른 지방에 비해 상당히 소외된 것이 사실이다. 지역 내 총생산(GDRP)은 하노이와 호찌민의 절반에도 해당하지 못해 중부지역 대부분이 베트남 내에서 빈곤 지역에 속한다. 또 그나마 관광을 중심으로 발전하던 중부는 코로나19와 연이은 태풍과 홍수피해로 크게 타격을 받았다.

최근 베트남 중앙정부는 그간 베트남 북부와 남부를 잇는 중부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부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쫑 서기장도 제13차 개막연설을 통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균형발전과 중부지역의 발전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당의 강령과 중앙정부의 정책은 이번 정치국원 인선에서 중부지방 출신이 대거 선출된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70년대생의 약진...중앙집행위원회 신규 당선자에 대거 포진
베트남 통일전쟁 2세대로 향후 정치 변화의 주역될 듯

제13차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 참석한 대의원들이 행사 개막식에서 당원증을 꺼내보이고 있다.[사진=베트남 제13차 전당대회 중앙위원회 제공]

제13차 베트남 공산당 중앙집행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새롭게 구성됐다. 베트남 중앙당사무처는 향후 베트남을 5년간 이끌어갈 제13차 베트남 공산당 중앙집행위원회 위원 전체명단 200명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산당 중앙집행위원회는 5년 주기로 열리는 전당대회와 달리 매년 회의를 개최하고 베트남 공산당 규율과 정책을 실질적으로 검토·시행하는 당 의회를 대표하는 성격을 갖는다.

이번 집행위에서 두드러진 점은 젊은 세대의 대거 약진이다. 기존 119명의 연임 위원을 제외하고 새롭게 선출된 61명 신규 위원과 20명의 대체 위원들의 40대 비율은 50%가 넘는다. 특히 새롭게 선출된 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70년대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기존 대의원 연령대의 주축이었던 60년대생들의 비율 30%까지 떨어지고 70~80년대생의 비율이 대폭 상승했다.

중앙사무처 발표 결과에 따르면 제13차 전당대회 중앙집행위원회 위원 당선자 중 최고령자는 76세로 세 번째 서기장 연임이 확정된 응우옌푸쫑 서기장이며, 최연소 중앙집행위원회 당선자는 올해 38세인 무아아방(Mua A Vang) 띠엔비엔성 중앙당 위원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베트남 통일전쟁 유공자의 후손으로 베트남 공산당 중앙청년연맹 소속이다. 특히 이 세대는 개혁개방 시기의 풍요속에 자라나 전쟁을 겪은 아버지 세대와 가치관이 크게 다르다. 이에 따라 베트남의 고질적인 병폐인 돈과 관련한 부패문제에도 얽히지 않고 유연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다수가 해외유학, 해외여행 등 경험을 통해 외국문화에도 익숙하며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베트남 공산당은 이번 13차 당대회를 통해 공산당 창립과 건국 100주년에 국민소득 1만달러 진입과 20세기 중반 선진국 도약 비전을 발표했다. 대외정책 분야도 당대회 보고서에 따라 전통적인 양자(중국, 러시아)관계 뿐만 아니라 다자주의를 함께 강조했다. 새로운 변화와 장기전략속에서 베트남은 신진 정치세대들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기대를 걸었다. 이번에 대의원에 합류한 70~80세대가 향후 베트남의 변화와 개혁을 과연 어떻게 이끌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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