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돌반지 싸게 사려다…" 천억대 공구사기 엣지베베 집단고소

법무법인 YK, 강남경찰서에 고소장 접수

고소 참여한 60명 피해액만 수억원대

엣지베베 공동구매 돌반지 제품. [사진=엣지베베 사이트 캡처]

돌반지나 유아용품 등을 싸게 판다고 속여 돈만 받아 챙긴 공동구매(공구)업체 '엣지베베'를 상대로 소비자들이 집단고소에 나섰다.

법무법인 YK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엣지베베 공구 사기 피해자들을 대리해 이 업체 전·현 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냈다고 29일 밝혔다. 고소에 참여한 피해자는 60명으로, 이들 피해액만 수억원대에 달한다.

YK에 따르면 엣지베베 사이트 개설자인 이모씨는 지난 2018년부터 2년간 이 사이트에서 유아용품과 생필품 등을 싸게 팔고, 환불을 요청하면 결제 금액은 물론 총액 10%에 해당하는 적립금을 주며 회원을 끌어모았다.

회원이 늘고 신뢰를 확보하자 금반지·골드바·상품권 등 가격이 비싼 제품으로 공구 품목을 늘렸다. 정가보다 3분의 1 저렴하게 판다며 고객을 불러모았다. 

사이트를 믿고 수많은 고객이 공구에 참여했지만 이씨는 구매대금만 받아 챙긴 뒤 제품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13일 사이트를 돌연 박모씨에게 넘겼고, 이달 초부터는 아예 운영을 중단했다. 

경찰이 추산하는 엣지베베 공구 관련 피해액은 1000억원대 규모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사기를 당한 사실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이씨는 배송 기간이 길수록 할인율을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배달 지연이 당연한 것처럼 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에 배송이 늦어진다는 핑계도 댔다.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환불을 요청하면 회원 자격을 발탁하고, 피해자 간 정보 교류도 막았다.

김민수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이씨 등은 피해자들이 사기 피해를 깨닫는 걸 지연시키는 방법으로 사이트 운영을 연장하며 피해 규모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수억원대 피해를 당한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를 반복하던 이들은 지난 4일 경찰에 자수했다. 1차 조사에서 사기를 자백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YK는 이들이 언급한 피해자들을 정리해 고소장을 냈다. 이씨를 비롯한 엣지베베 관계자 금융계좌 확인과 지급 중지도 요청했다.

김 변호사는 "피의자들 처벌을 위해 사기 피해 증거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해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YK 측은 피해자가 더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추가로 확인되면 재차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며 "피해자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엣지베베 현 운영자가 지난 4일 이 사이트에 올린 글. [자료=엣지베베 사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