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컨테이너 부족 및 운임 급등 사태는 올 하반기에나 해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응예안성 쿠아로항 (사진=NNA)]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집콕수요' 확대 등으로 세계적으로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에 주재하는 기업들은 3월 말 또는 그 이후에야 정상화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이 평상시의 4~5배까지 인상되고 있어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출하 일시정지, 주문취소 등의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베트남 상공부는 급등하고 있는 컨테이너 요금에 대해, 관련업계에 투명성을 제고하도록 요청했다.
"베트남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배편 요금은 코로나 이전의 1.5~3배".
운송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컨테이너 부족과 운송지연 사태는 분야에 관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도 부품조달 및 출하일정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유럽행 배편 이용료는 3~4배, 일본행은 4~5배 증가했다는 의견도 있다.
베트남 제조업의 원료 및 부품 현지조달 비율은 40%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에는 생산·가공 후 수출하는 '수출가공형' 기업이 많기 때문에, 컨테이너 및 화물선박 확보는 베트남 제조업에 사활적인 요소다.
상사 관계자들은 컨테이너 부족으로 비용 증가에 직면하고 있으며, 원료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배편을 포기하고 항공편으로 전환해 비용이 몇 배나 늘었다"는 업체를 비롯해,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생산 일정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며 한숨을 짓는 업체도 있다. 급등한 비용을 감당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배편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기약없이 출하되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 업체도 많다고 한다. 아울러 취급품목에 따라, 벌크선 등으로 대체해 버티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 이런 식의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
원자재를 선물거래처럼 확보할 수만 있다면, 가격변동에 미리 대응할 수 있겠지만, 그런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운송료 상승은 그대로 비용증가로 이어진다. 상선기업 입장에서는 일시적으로 실적이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한 포워더(화물이용운송사업자)는 "고객기업과 선박회사 사이에 끼여있기 때문에, 운임이 상승해도 순이익 규모는 작다"고 말했다.
■ 해상수송 의존탈피 계기?
베트남 상공부는 지난해 12월 응우옌 쑤언 푹 총리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화물선박 및 컨테이너 부족은 올해 3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베트남 내에서는 신종 코로나 감염확산이 잘 통제되고 있으나, 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는 여전하다. 한 상사 관계자는 NNA에, "뗏(베트남 설) 이후에도 컨테이너 부족과 비싼 요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송업계 관계자는 "4월까지라는 낙관론도 있는 한편, 7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며 언제 정상화될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했다. 편승인상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내 관련업계 단체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수산수출가공협회(VASEP)는 현지 매체에, "연이은 출하 지연, 주문 취소 등으로 지난해 11월과 12월 수출은 전년 실적을 밑돌았다"면서, "업체들에게는 손실을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쌀 수출업자는 7~20일간 출하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으며, 캐슈넛과 차 수출 업체는 "컨테이너 운임이 6~7배나 급등한 4000~5000달러(약 41만~52만엔)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올해 들어 아직까지 출하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각 업계들의 실정을 파악한 상공부는 27일 성명을 발표했다. "이전에는 1000달러 이하였던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이 8000~1만달러까지 올랐다"고 지적하면서,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는 운임책정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한다"며 편승인상 가능성을 시사, 비판했다. 특히 수출기업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총리께도 현황을 보고한 후 문제해결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한편 각 기업들에 대해서는 "가령 유럽행은 배 대신 철도편을 이용하는 등 해상수송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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