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銀, 지정맥 직원 인증시스템 도입…업무효율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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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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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증과정 거쳐야 고객의 거래 내용 처리

  • 노조, 관련자 부재 땐 업무 지연 등 애로

  • "기존 '인증 토큰'보다 효율 떨어져" 지적

은행권이 임직원의 바이오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본인 인증 절차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NH농협은행도 지정맥 인증 시스템을 도입에 나섰다. 은행 측은 금융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지만, 새 시스템 도입으로 인해 오히려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달 3일부터 서울, 경기 지역의 270여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네 차례 시범 운영을 마친 뒤 이달부터 전 영업점에 지정맥(손가락 정맥) 인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예금이나 송금, 대출 등 고객의 거래 내용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영업점 책임자급 직원이 금융 단말기에서 본인을 인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농협은행은 기존에는 직원별로 부여된 USB 형태의 스마트 카드인 '인증 토큰'을 활용했다.

새 시스템에서는 인증 토큰 대신에 지정맥 패턴을 확인한다. 서로 다른 사람이 동일한 지정맥 구조를 가질 확률이 1억분의 1 이하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해 개인을 식별하는 데 용이하다.

해당 시스템 도입의 이유로 은행 측은 기존 시스템을 도입한지 10년이 넘어 보안 측면에서 낙후됐고,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책임자의 의무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영업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 오히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수신 관련 업무는 수신팀장에게, 여신 관련 업무는 여신팀장에게만 배타적인 승인 권한을 주기 때문에 1명이라도 부재할 경우 업무가 지연된다는 것이다. 2명 이상의 책임자의 승인이 필요한 복수 결재의 경우 이미 상당한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연초 은행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인해 출장이 잦은 상황에서 본연의 업무 추진을 방해하고 직원의 근무 강도를 높인다는 지적이다.

생체 정보를 활용한 특성에 따른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때 시스템이 특정 직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은행에 해당 시스템의 도입을 즉각 중단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상황이다.

다른 은행들 역시 비슷한 방식의 바이오 인증시스템의 도입을 마쳤거나 도입을 앞두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미 전 영업점에서 지문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IT 직군을 중심으로 일부 영업점에 2000여대의 안면 인증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연말까지 전 영업점에 배치를 마치기 위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NH농협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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