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수도권行…1200조 대출 시장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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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1-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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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고 지역 경기침체 여파 수익성 타계 차원

  • 영업점 늘리고 대출모집인 선정 입찰 진행

지방은행들이 연초부터 수도권 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연고 지역의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차원이다. 각 은행들은 수도권 내 영업점을 늘리는 한편 시중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은 최근 수도권 지역 대출모집법인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은행이 수도권에 대출모집법인을 따로 두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출모집법인은 금융회사의 위탁에 따라 대출을 알선하고 신청받는 업무를 전문적으로 맡는다.

은행 측은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수도권 영업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점을 늘리면 막대한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소요되는 만큼, 대출모집법인 위탁을 통해 대출 수요만을 '핀셋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은행은 연초 수도권 아파트 집단대출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이달에만 1만9402가구, 다음달에는 1만6656가구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수도권에 풀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서울영업부에서 근무할 집단대출 경력직 전문직원의 채용 또한 별도로 진행 중이다. 집단대출의 경우 한꺼번에 대규모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에 이점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기 때문에 부실 우려도 적은 편이다.
 

[사진=BNK부산은행 제공]

다른 지방은행들도 분주하다. DGB대구은행은 경기 지역을 겨냥하고 있다. 임성훈 행장의 취임 이후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K 프로젝트'다. 경기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늘고 있는 곳이다. 은행 영업점 또한 1300여개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대구은행은 성남시, 수원시, 용인시, 고양시, 안양시 등 인구가 50만명 이상인 경기 지역 도시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영업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영업전문역(PRM)의 활용 또한 강화한다. PRM은 시중은행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는 퇴직자 출신 직원들이다. 지점에 국한되지 않고 모바일지점 형태로 중소기업을 찾아가 기업 아웃바운드 영업 전반을 담당한다. 지난해 5월 대구은행은 PRM 27명을 채용했는데, 이들 중 26명이 서울·경기 지역에 배치됐다.

JB금융그룹의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지방은행 중 수도권 점포 비중이 가장 높은 편이다. 광주은행의 경우 전체 138개 영업점 중 27개(20.3%)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전북은행 역시 91개 중 17개(18.7%)가 수도권 영업점이다.

지방은행의 '수도권 러시'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 5대 지방은행의 수도권 영업점은 2015년 52개에서 지난해 9월 71개로 3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점 숫자가 772개에서 692개로 10.7%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들이 앞다퉈 수도권 공략에 나서는 이유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지방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역 의존도가 큰 이들 은행 역시 수익성 악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수도권에 쏠리고 있는 막대한 유동성도 지방은행들의 '탈지방'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 잔액 1852조1626억원 중 66.0%인 1222조9317억원이 수도권에서 실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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