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난]① 수급 차질 도미노에…車·모바일AP 등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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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1-2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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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에 가격 폭등 예고

  • 국내 업체도 ‘사태 장기화’ 대책 논의

포드는 최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공장 문을 닫았고 독일 자를루이 공장의 가동을 내달 19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중국과 북미, 유럽 내 1분기 생산에 10만대가량 차질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룹 내 아우디는 이달 고급 모델 생산을 연기하고 직원 1만명이 휴직에 돌입한다. 크라이슬러도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일본 도요타와 닛산 등도 일시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잇달아 생산량 조절에 나선 것은 모두 ‘반도체 공급난’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차량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감산에 나섰다. 이에 반도체 업체들도 차량용 제품 생산을 줄였다. PC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에 쓰이는 반도체 생산에 주력했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 완성차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차량용 제품 생산량을 맞추지 못해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 불일치가 올해 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는 매년 폭증할 전망이다. 카메라·센서 등 전장분야는 기본이고 엔진·변속기·4륜구동 시스템과 자율주행 등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사용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작년보다 18% 성장할 전망이다. 또 2024년까지 연평균 7%씩 시장 규모를 키워가며, 2024년 전체 시장 규모는 655억 달러(약 72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비단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방위로 올해 반도체 공급난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AP도 공급난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최근 중저가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1080, 프리미엄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2100을 공개한 가운데, 벌써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가 사내 무선사업부가 요구하는 엑시노스 물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정된 5나노 공정에 다른 대형 고객사 주문이 밀려들면서 엑시노스 물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CPU 및 GPU, 구동칩 등 모든 분야에서도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반도체 공급난은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차량용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잇달아 완성차 업체들과 가격 조율에 나선 상황이다. 일본 르네사스, 도시바를 비롯해 네덜란드 NXP와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최근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제품값 인상 폭은 적게는 10%, 많게는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10% 오르면 자동차 내 생산 원가는 약 0.18% 상승하고 영업이익이 1%가량 감소해 완성차 업체의 타격은 크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아직 반도체 문제가 자동차 생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도 지난 22일 반도체업계와 긴급 간담회를 열었고, 비상대책반을 꾸려 향후 반도체 부족 장기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 문제에 대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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