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장관’ 박영선, 중기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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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신보훈 기자
입력 2021-01-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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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틀에 한번 현장 다닌 '현장형 장관', 시야 넓혀 필요한일 찾아

  • "위기는 기회"...코로나19 속 중소벤처ㆍ소상공인 저력 확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아주경제 DB]

‘힘있는 장관’ 박영선 장관이 중소벤처기업부를 떠난다. 취임한 지 654일, 1년 9개월여 만이다. 

박 장관은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이날 오후 2시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를 끝으로 장관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 장관의 임기 동안, 중기부는 단순한 자금 집행 부처가 아닌 대내외 경제·사회 흐름에 맞춘 정책 설계와 비전을 제시하는 부처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산은 두배 가까이 늘었다. 박 장관은 청에서 부처로 승격된 지 3년, 막내 격인 중기부를 이끌면서 자상한기업·동행세일·브랜드K 등 대표 정책사업을 추진하며 대·중소기업 상생과 중소기업·소상공인 판로 확대에 주력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새희망자금·버팀목자금의 신속한 집행 체계를 구축하고, 상생형 스마트공장을 통한 진단키트·마스크·백신주사기 등 대량 양산체계를 마련해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 이틀에 한번 현장 찾은 박영선…시야 넓어지자 할 일 늘었다

박영선 장관은 2019년 4월 8일 취임 이후 654일간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의 정책 관련 입법·행정 현장에 총 372회 방문했다. 이틀에 한 번 이상 현장을 방문한 셈이다. 박 장관은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을 일일이 만나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국민과 소통하는 자리도 사흘에 한 번씩 가졌다. 박 장관은 TV·라디오 인터뷰, 중요정책 기자브리핑 등 언론소통만 211회를 진행하며,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정책 선정·평가 과정도 일반인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제도'를 신설해 국민의 정책 참여권을 확대하기도 했다. 국민이 참여해 만든 정책은 △소부장 강소기업 100 국민평가단 구성 △백년가게·명문장수기업 등 선정 국민추천제 도입 추진 △업무계획 마이크로페이지 신설 △예비유니콘 국민심사단 모집 △글로벌 스타트업행사 ‘컴업2020’ 민간조직위원회 구성 등이다. 

◆ 대기업은 ‘자상한 기업’으로, 中企제품은 브랜드K로 위상 높여

박영선 장관의 대표 사업인 자상한 기업은 원·하청 관계였던 대·중소기업을 상생관계로 전환시켰다. ‘상생’은 박 장관의 핵심 키워드이기도 했다. 자상한기업은 ‘자발적 상생 기업’을 의미한다. 박 장관은 대기업·금융기관 등이 중소기업과 협약을 맺고 함께 성장하는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 26개사를 발굴했다.

지금까지 스마트공장 고도화, 소상공인 온라인 진출, 벤처투자 등 투자·금융·판로·디지털화 부문에 총 122조원의 지원 약속을 받았다. 자상한기업은 지난해 다보스포럼(WEF)에서 포용적인 성장 모델로 높이 평가받은 바 있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당시에는 수요기업(대기업)과 공급기업(중소기업)을 매칭한 ‘소·부·장 상생모델’을 발굴·지원하기도 했다.

또, 혁신기업의 수출을 돕기 위해 국가대표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브랜드K‘ 제품을 133개 지정하고, 화상상담회 등 비대면·온라인 중심의 수출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이에 힘입어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최근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19.7%)으로 상승하고, 온라인 수출은 106.3% 급증하는 등 국내 중소기업 수출 증대를 뒷받침했다.

◆ ‘위기는 기회’ 코로나19 속 中企 저력 확인…대국민 참여한 K세일 모델 제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박영선 장관은 기회를 찾는 데 집중했다. 비대면 사회 도래를 예상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빠른 적응·정책 대응을 위해 비대면경제과를 정부 부처 최초로 신설했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를 위한 온라인경제추진단을 디지털경제와 혁신성장을 전담하는 핵심조직으로 만들어 포스트코로나를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갔다. 스마트대한민국펀드·K비대면글로벌 혁신벤처100 프로젝트 등 비대면·디지털기업 성장도 적극 지원했다.

침체된 소비를 끌어올려 어려움에 빠진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온라인 라이브커머스를 접목한 대대적 국가 소비진작 프로젝트 ‘대한민국 동행세일’도 추진했다. K-방역 속에서 K-팝과 K-브랜드를 융합한 ‘K-세일’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스마트상점 모델샵 구축과 스마트 시범상가 지정, 스마트슈퍼 개점, 스마트공방 기술보급 등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을 돕는 사업도 추진했다.

◆ “스타트업 생기 불어넣었죠”...제2벤처 붐 이끈 중기부 장관

박영선 장관은 재임기간 벤처‧스타트업에 특별한 애정을 쏟았다. 삼성전자, 네이버 같은 1‧2세대 기업에 이어 3세대 기업은 벤처‧스타트업에서 나와야 한다는 신념으로 벤처 업계에 대한 각종 예산 지원과 규제해소에 앞장서 왔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박 장관은 현장형 수장이다. 간담회를 진행할 때도 기업의 어려움을 들어주러 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형식적인 행사로 끝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규제가 해소되거나 관련 예산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숙원사업이던 민간 중심의 벤처인증제도 도입부터 벤처투자법 제정, 유니콘 특별보증제도 신설 등도 현장 목소리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다.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박 장관 재임 시절에 해소된 부분이 많다”며 “벤처 생태계의 기반을 닦고, 제2 벤처붐의 분위기를 띄웠다는 점에서 지금 떠나는 것에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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