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금융시장의 패권을 노리는 글로벌 선진 은행들의 전략은 무엇일까. 삼정KPMG는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글로벌 은행으로 골드만삭스와 BBVA, 르미은행을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2016년 리테일 디지털 대출 플랫폼인 '마커스'를 출시했다. 리먼 브라더스 등 경쟁사들이 대거 무너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골드만삭스를 이끌었던 로이드 블랭크파인 전 회장이 "골드만삭스는 더 이상 금융회사가 아니라 IT회사다"라고 선언하며 내놓은 플랫폼이다. 창업자 마커스 골드만의 이름을 땄다.
출시 당시 개인·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수료 없이 3만 달러까지 5~23%의 이자율로 무담보 대출을 제공했다. 현재는 4만 달러까지 6.99~24.99% 금리로 제공한다. 마커스는 은행의 대출서비스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해결하고자 했다. 신용카드 대출이 많은 고객을 겨냥했으며, 디지털 채널을 통해 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줬다.
이 전략은 주효했다. 2019년 5월 기준 460억 달러의 예금과 47억 달러의 대출자산, 4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골드만삭스는 인수합병(M&A),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마커스를 종합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마커스를 거점으로 온라인 리테일 금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방코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BBVA) 그룹은 핀테크 DNA를 그룹에 이식하기 위해 다수의 혁신 전략을 추진했다. 우선 핀테크 업계와 지속적인 교류 및 상호 발전적 관계 구축하는 데 힘썼다. 그 결과 지급결제를 위한 'BBVA 지갑', 자산관리 앱인 '마이데이투데이(My Day-to-Day)', P2P 송금앱인 '캐시업', 해외 송금을 지원하는 '투요' 등의 모바일 앱을 출시했고,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기준 BBVA의 디지털 고객 및 모바일 고객은 각각 3210만명, 2900만명이다. 이는 2015년 대비 각각 2.1배, 3.2배 늘어난 규모다. 디지털 판매는 2019년 기준 매출액의 45%, 거래건수의 59%를 차지했다. 2016년 대비 각각 4.5배, 3.75배 증가한 수치다. BBVA는 글로벌 파이낸스 매거진(Global Finance Magazine)이 주최하는 2020년 베스트 글로벌 은행(Best Global Banks’ Awards 2020)에서 서유럽의 '가장 혁신적인 디지털 은행'으로 선정됐다.
이스라엘 르미은행은 2017년 6월 디지털 세대를 겨냥해 모바일 전용 뱅킹 플랫폼 '페퍼'를 출시했다. 페퍼의 주요 타깃층은 18~35세다. 이스라엘에서 처음으로 16~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모바일을 통해 은행계좌를 개설하는 서비스를 내놨으며, 매년 약 13만개 계좌가 16~18세 사이 청소년층에서 개설되고 있다.
페퍼의 사용자 경험은 페이스북의 개인 피드(Feed)와 유사하다. 계정 및 최근 거래에 대한 요약 정보를 대시보드에 제공하며, 소비패턴 분석, 주·월간 지출 분석, 라이브 업데이트, 소비자 팁 등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르미은행은 페퍼를 기반으로 미국 및 유럽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파트너십을 물색하는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선도하는 디지털 은행으로 도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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