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알거지 되는 길'...트럼프, 극구 만류에도 '셀프 사면' 꺼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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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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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J를 생각하라. 전처와 친구를 살해한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전처의 가족에게 (민사 소송으로) 고소당해서 재산 피해가 어마어마했지 않느냐?"

​미국 역사상 최초로 임기 내 두 번째 탄핵을 당하며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주일 남은 임기 동안 마지막 살 길을 찾기 위해 '셀프 사면'을 전격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마지막 백악관 측근들은 'OJ 심슨'의 전례까지 들며 '트럼프 맞춤형' 설득으로 극구 말리고 있지만, 최후의 코너까지 몰린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결정'을 과연 막을 수 있을지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CNN과 폴리티코 등 외신은 임기 마지막 시기에서 두 번째 탄핵 위기를 맞게 된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전례 없는 '자기 사면'(Self-Pardon)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CNN은 다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있는 마지막 권력인 '사면권'를 마구잡이로 휘두를 것"이라며 "빠르면 14일 곧바로 '자신을 포함한' 사면 대상자를 발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방카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릭 트럼프 등 자신의 자녀들과 파급력이 큰 유명인 등에 대한 사면 조치부터 임기 중 수많은 법적 문제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 자신에 대한 사면까지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을 비롯해 뉴욕지방검찰 등이 이미 수사 막바지에 도달한 탈세 혐의와 피해자가 최소 12명에 달하는 성폭력·성추행 의혹, 불법 선거기금으로 추정하는 3억 달러에 달하는 도이치뱅크로부터의 2019년 말 불법 대출 혐의 등 무수한 법의 화살을 대통령 직위에 숨어 회피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6일 연설로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의사당 불법 난입 사태를 조장했다는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법적 책임도 퇴임 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의 여파로 자신과 자녀들을 사면하려는 건 매우 나쁜 생각이지만, 그는 남은 권력을 행사하고 싶어한다"고 CNN에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날 하원에서 자신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이 통과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불안한 심리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꽤 상처를 받았고 자기 연민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날 백악관에서 TV를 통해 하원 표결을 지켜보던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안 가결 이후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래리 커들러 국가경제위원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등 측근이 '자신을 충분히 방어해주지 않았다'며 크게 화를 냈다고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트럼프 맞춤형' 설득에도 '사면 철회' 장담할 수 없어

이에 따라 백악관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충동적으로 '셀프 사면'을 강행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미 지난달 23일 남은 자신의 충복들과 이방카의 사돈인 쿠슈너 일가 등 26명에 달하는 대형 사면을 시행하고 지난 6일 사태로 '현직 대통령의 국가 배신'(내란 선동)이란 꼬리표도 달리며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셀프 사면까지 시행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더이상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2일 ABC는 지난해 말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이 백악관을 떠난 상황에서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이 혼자서 트럼프 대통령의 셀프 사면을 극구 만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펄론 고문은 앞서 지난 2019년 1차 탄핵 당시 각종 법적 묘수를 동원해 트럼프 대통령을 필사적으로 보호한 인물이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며 사임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BC는 시펄론 고문이 OJ 심슨의 전례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설득에 전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모든 것을 거래 관계로 이해하고 재산 증식에 집착하는 한편, 공정이나 정의, 도덕 등에 설득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맞춤형 설명'인 것으로 풀이된다.

OJ 심슨은 과거 미국의 미식축구 영웅이었지만, 1994년 전처와 친구에 대한 살인 혐의로 기소된 후 검찰 측이 수많은 증거에도 결정적인 부분을 입증하지 못한 데다 인종차별 정서 등 재판 외적인 부분을 자극해 배심원단과 재판부로부터 무죄 처분을 받은 인물이다.

이후, 그는 아직까지도 진범이라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선수 시절 벌어들인 막대한 재산을 재판 과정에서 모두 탕진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수년에 걸친 재판에서 고용한 고급 변호 인력에 막대한 수임료를 지불한 데다, 1997년 피해자인 전처의 유가족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해 총 3350만 달러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받았다. OJ 심슨은 해당 배상금 대부분을 배상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이와 같은 시도에도 시펄론 고문 조차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셀프 사면 강행을 막을 수 있을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안에 셀프 사면을 강행하고 자진 사퇴하는 방안이나 자진 사퇴 이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통해 자신과 가족, 측근들에 대한 사면을 거래하는 방안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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