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이야기 - 그랜저] ① '최고를 지향한다', 한국 고급 승용차의 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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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경 기자
입력 2021-0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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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6년 1세대부터 6세대까지 변화 거듭

'고급 승용차의 최고봉.' '최고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국 제일의 승용차.'

1986년 7월 신문에 이같은 문구가 실렸다. 3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1세대의 광고다.

1980년대 당시 현대차는 포드 독일 법인에서 들여와 조립·생산해 판매하던 고급차 '그라나다'를 고급 승용차로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우자동차의 플래그십 모델인 로얄살롱을 넘지 못했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서울올림픽 공식 스폰서였던 현대차는 의전에 사용될 차를 고안 중이었다. 또한 1987년에는 수입자동차의 개방이 예정돼 있어 그라나다를 이을 고급 승용차가 필요했다.

현대차는 일본의 미쓰비시에 손을 내밀었다. 당시 미쓰비시는 고급 승용차 '데보데어'의 풀 체인지 모델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미쓰비시가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L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1세대 그랜저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각진 외관 디자인으로 일명 '각 그랜저'라고 불리는 모델이다.

1세대 그랜저는 국내 최초로 대형차 전륜구동 방식을 적용하고, 전자제어식 4단 자동변속기, 오토 에어컨 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을 탑재했다. 그랜저라는 이름은 '장엄함, 웅장한, 위엄'이라는 의미를 가진 영단어 'Grandeur'에서 따왔다. 당시 현대차는 그랜저 광고에 '그라나다를 훨씬 능가하는 대형 고급승용차입니다'는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1세대 광고 모습.[사진=현대자동차 제공]

그랜저는 출시 후 단숨에 그라나다의 인기를 따라잡고 로얄살롱을 넘어서며 대표 고급 승용차로 자리잡게 된다. 특히 현대차의 고안대로 1세대 그랜저는 88서울올림픽에서 공식 의전용 차량으로 사용되며 '사장님차', '회장님차'로 고급 이미지를 굳히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1세대 그랜저는 1992년까지 9만2571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1세대의 성공에 힘입어 1992년 2세대 뉴 그랜저를 내놨다. 1세대의 각이 사라지고 부드러워진 디자인으로 곡선미를 살려 1세대보다 젊은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한 국내 자동차 중 처음으로 운전석에 에어백을 탑재해 안정감을 강조했다. 당시 국내 판매 차종 중 실·내외 모두 가장 넓었다. 뉴그랜저는 1998년까지 총 16만가량 판매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2세대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3세대 그랜저 XG는 가장 성공한 그랜저로 꼽힌다. 미쓰비시와 헤어진 뒤 현대차가 독자개발한 첫 번째 그랜저다. 이전 모델들이 뒷좌석에 앉은 회장님들을 위해 고안됐다면 3세대 그랜저는 오너드라이버를 위한 차로 개발됐다. 1998년 출시돼 2005년까지 총 판매 대수는 31만1485대다.

그랜저는 시간을 거듭하며 젊어졌다. 특히 2005년 공개된 4세대 그랜저 TG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대중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2009년 광고에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라는 문구를 통해 '성공'의 이미지도 추구했다. 기존의 고급 이미지에 대중 이미지까지 더해지며 2010년까지 약 40만대가 판매됐다.

5세대 그랜저HG는 2011년 출시됐다. 현대차가 2007년부터 프로젝트명 'HG'로 연구 개발에 착수해 약 3년6개월 동안 총 4500여억원을 투입해 완성한 모델이다. ‘미끄러지듯 움직이다, 활공하다’의 ‘글라이드’가 합쳐진 ‘그랜드 글라이드’ 콘셉트를 바탕으로 '웅장한 비행체가 활공'하는 듯한 유려한 이미지를 담았다. 

2016년 11월부터 판매된 6세대 그랜저IG 모델은 그랜저를 '국민차'로 거듭나게 한 모델이다.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2017년, 그랜저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전보다 한층 더 젊어진 이미지로 30대까지 겨냥하며 회장님차에서 국민차로 이미지 변신을 성공했다.
 

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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