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깨서 투자…은행 예·적금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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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1-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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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대 저금리 매력 못느껴…주식시장行

  • 정기예금 두달 연속 1조원 넘는 하락폭

  • 은행들 유동성 확보 시급…은행채 발행

시중은행의 예·적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0%대 저금리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고객들이 정기예금 상품 대신 주식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핵심 자금조달 채널 중 하나인 정기예금 잔액이 줄어들면서 각 은행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채 발행 규모를 늘리는 모양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2일 기준 497조6498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3279억원 감소했다. 정기예금은 지난달에도 1조5342억원이 줄어든 바 있다. 두달 연속 1조원이 넘는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은행 영업점 관계자들은 "예금담보대출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상품을 유지할 수 있는 데다 수신금리에 1%대 금리를 더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별로 예금액의 90~95% 수준을 대출할 수 있다.

다만 예금담보대출의 경우 아직 증가세가 수치로 확인되지는 않는다. A은행의 경우 12일 기준 예금담보대출 잔액은 4563억원으로 전월 대비 100억원 줄어들었다. B은행 역시 지난해 12월 3236억원에서 이달 3068억원으로 168억원 감소했다.

은행권의 정기예금의 감소세는 0%대에 머무는 낮은 금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의 '신한S드림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정기예금' 등 각 시중은행 주력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0.90%다. 우리은행의 경우 오는 15일부터 '우리슈퍼정기예금'과 '시니어플러스 우리예금'의 금리를 각각 연 0.90%에서 0.65%, 연 0.55%에서 0.30%로 낮출 예정이다.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면서, 여유 자금을 은행에 맡기기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이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 관련 규제가 강화된 데다 일부 은행들이 금리를 높이는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도 예·적금 상품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자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3분기 기준 평균 99.2%로, 금융당국의 관리 목표치인 100%에 육박했다. 특히 1분기에도 가계 대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시중은행이 지난해 은행채 발행 규모를 대폭 늘린 것도 이러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은행채 규모는 173조7000억원으로 전년(134조9100억원) 대비 28.8% 급증했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제외한 순발행액은 44조41억원으로 2019년의 6배가량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기예금은 은행의 주력 자금 확보 수단 중 하나"라며 "올해도 '제로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인 만큼 은행채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마련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서울시내 한 은행 영업부를 찾은 고객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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