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피자 대전①] 지키는 오뚜기, 진격하는 CJ제일제당·풀무원

조재형 기자입력 : 2021-01-13 08:00
품질 향상·에어프라이어 보급률 높아지며 냉동피자 인기 작년 냉동피자 시장 규모 900억원…상승세 이어질 전망

왼쪽부터 CJ제일제당 고메 나폴리 마르게리타 피자, 풀무원 노엣지 페퍼로니 콤비네이션 피자, 오뚜기 콤비네이션 피자.[사진=조재형 기자]


#. 경기도 일산에 사는 오모씨(33)는 야식으로 피자를 주문하려고 휴대폰을 들었다. 배달앱을 보니 이미 배달이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오씨는 아내가 마트에서 구입했던 냉장고 속 냉동 피자가 떠올랐다. 냉동 피자를 맛본 오씨는 “냉동 피자는 맛이 없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토핑도 풍성하고 도우도 전문점 못지않았다”며 “장 보러 갈 때 재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냉동 피자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맛없고 싸구려라는 과거 인식에서 탈피하고 있다. 제품을 만드는 기술의 발달과 에어프라이어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냉동 피자를 향한 차가웠던 시선도 점차 따뜻해지는 모양새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등장한 냉동 피자는 한때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시장 규모는 2015년 50억원에 불과했다. 2016년 오뚜기가 냉동 피자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자 관련 시장도 같은 해 198억원대로 부풀었다. 2017년에는 CJ제일제당이 고메 피자를 선보이며 시장 규모를 키웠고 시장은 88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듬해에도 981억원 규모로 상승세를 타던 냉동 피자 시장은 2019년 715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편리함과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했지만 맛과 품질의 한계에 부딪혔다. 식품업계는 외면한 소비자들을 돌리기 위해 냉동 피자 연구개발(R&D)에 힘을 쏟았고 2019년 말부터 신제품들을 출시했다. 그 결과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냉동 피자 시장은 818억원으로 다시 팽창했다. 12월 판매까지 더하면 9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 엣지 없애고 통치즈 올리고…냉동 피자의 진화

냉동 피자 시장 반등은 풀무원 ‘노엣지 피자’가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풀무원은 2019년 12월 ‘노엣지 꽉찬토핑 피자’ 등 프리미엄 피자 5종을 출시했다.

국내 냉동 피자는 ‘딱딱한 도우’와 ‘빈약한 토핑’이라는 단점을 해결하지 못하며 소비자 만족도를 크게 떨어뜨려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풀무원은 냉동 피자가 딱딱하게 잘 굳는 밀가루 끝부분인 엣지를 없애고, 도우 끝까지 토핑으로 채웠다.

풀무원은 노엣지피자를 출시하기까지 피자 선진국인 이탈리아와 미국에서 최신 피자 제조기술을 도입하고, 2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노엣지 피자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판매량 100만판을 돌파했다. 작년 1~11월까지 시장 점유율도 19.9%로 2위로 단숨에 튀어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전문점 수준의 맛 품질을 갖춘 ‘고메 프리미엄 피자’를 내놓으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냉동 피자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졌다. CJ제일제당의 냉동 피자 시장 점유율은 2019년 말 기준 27.9%에서 작년 11월 14.8%로 뚝 떨어졌다. 풀무원 노엣지 피자 등장에 따른 여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피자 2위 업체 슈완스의 기술력을 적용한 고메 프리미엄 피자로 승부수를 띄웠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18년 1조5000억원에 슈완스를 인수한 바 있다.

미국 냉동 피자 기술력은 역사가 길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품질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평가다.

고메 피자는 ‘3단 발효 숙성’ 과정을 통한 수타 스타일 반죽으로 숨쉬는 도우를 구현했다. 단순히 모짜렐라 치즈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통치즈를 바로 갈아 넣었다.

시장 점유율 1위 오뚜기는 기존 제품 리뉴얼로 신흥 강자들의 공세를 방어하고 있다. 2019년 말 저온 숙성 도우와 자연치즈를 내세워 ‘오뚜기 피자’ 리뉴얼에 나섰다.

오뚜기 피자 도우는 20시간 이상 저온에서 숙성해 최상의 볼륨감과 유연성을 갖췄다. 더욱 쫄깃하고 맛있는 피자의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수분을 촉촉하게 품은 생 이스트로 반죽해 깊고 진한 풍미가 특징이다.

다만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의 수세에 밀려 2018년 64.6%에 육박하던 오뚜기 냉동 피자 시장 점유율은 2019년 56.6%, 2020년 47.7%로 하락세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냉동 피자는 맛없다는 소비자 인식이 점차 변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식품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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