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2차 코로나19 생산충격'?...공장 여니 이번엔 '반도체' 공급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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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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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셧다운 당시 공장 가동 중단 여파 아직도...'칩 공급 계약 경쟁 심화'

  • "수급 정상화까지 6개월 이상"...VW·FCA·GM·도요타·혼다·닛산 등 영향권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두 번째 생산 차질 사태를 맞을 위기에 처했다. 앞서 작년 상반기 각국의 셧다운(봉쇄) 영향으로 공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번에는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반도체 수급 차질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 공장 모습.[사진=신화·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9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 등 외신은 최근 자동차 부품 주요 제조사인 보쉬와 콘티넨탈이 반도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요타와 혼다·닛산과 폭스바겐·르노등 일본과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올 1분기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업계의 주요 반도체 칩 공급사로는 NXP,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인피니언, 르네사스 등이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게임 콘솔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5세대(5G) 통신설비 설치가 확대하는 등으로 세계 반도체 수요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체들이 전자제품이나 통신설비와 비교해 가격이 낮은 차량용 칩의 공급 순위를 뒤로 미룬 것이다.
 
한 자동차 업체 임원은 FT에서 "자동차 부문은 반도체 부품에 비싼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면서 "이에 따라 차 업계는 애플이나 HP 같은 전자제품 회사보다 공급 우선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NAR은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를 인용해 "향후 6개월 동안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공급 계약 경쟁이 심화했다"면서 콘티넨탈 등은 이번 수급 차질 사태가 정상화하려면 반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의 파운드리 공급망 구조 특성상 작년 자동차 업계의 생산 중단 사태가 올해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도체 생산 설비는 생산 제품에 맞춰 설치한 후 한 번 가동하면 한동안 변경이 어렵기 때문에, 수개월 단위로 생산 라인을 독점 계약해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상반기 각국의 셧다운으로 공장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업체와의 생산계약을 줄였고, 파운드리 업체는 줄어든 반도체 생산라인을 수요가 늘어난 스마트폰과 통신설비용 반도체로 돌린 여파로 최근 일종의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당시 반도체 업계는 자동차 제품의 급격한 수요 증가를 예상하지 못하고 전자 업계와 6~9개월가량의 계약을 맺었다고 관련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각 자동차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전기차(EV)모델의 경우 기존의 내연기관 차에 비해 반도체 부품이 2배 이상 더 많이 필요지면서, 반도체 수급 차질은 곧 자동차 생산 감축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의 경우 반도체 부품 비축량이 바닥나는 시점인 오는 2월부터 주당 생산량을 10~20%까지 감축할 위기라고 FT는 전했다.
 
우선, 독일 폭스바겐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독일 내 '골프' 모델의 생산을 이미 중단한 상태이며, 올 1분기 동안에는 유럽과 북미, 중국에서 생산 목표량을 10만대 줄일 예정이다. 산하DML 스페인 자동차 제조사 세아트 역시 오는 1~4월까지 생산량 감축에 들어간다.
 
이탈리아와 미국의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미국 포드 등도 이미 영향권이다.
 
FCA는 고급 세단인 모델인 '크라이슬러300' 등을 생산하는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멕시코 공장의 재가동 시기도 늦추기로 했다. 또 포드는 미국 켄터키 공장을 1주일간 멈춰 세웠다.
 
일본의 3대 자동차 제조사도 일제히 생산량 감축에 돌입했다.
 
지난달 도요타자동차는 부품 생산 계열사들을 상대로 2021년도 생산 목표량을 확정하지 못한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미국 공장에서 픽업트럭 '툰드라'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대신, 북미 지역 인기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RAV' 등을 우선 생산해 감산으로 인한 수익 저하를 최대한 막겠다고 밝혔다.
 
닛산도 이달부터 소형 세단 '노트'를 감산한다. 당초 이달 1만5000대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5000대가량 줄여 1만대 정도만 생산할 계획이다. 다음 달 감산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트는 닛산의 일본 내 판매량 20%를 차지하는 주력 차종이다.
 
혼다는 소형 세단 모델인 '피트'를 감산하기로 했다. 이달 중국 공장에서 월간 생산량(약 18만대)보다 20%(약 3만대) 줄일 계획이다. 중국 공장 월간 생산량(약 18만 대)의 20%가 넘는 규모다. 특히, 중국 시장은 혼다 세계 판매량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기에 향후 감산 규모는 5만대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독일 BMW그룹이나 일본 스바루는 아직까진 생산 감축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관련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으며, 프랑스 르노·독일 다임러AG·미국 GM은 반도체 수급 부족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
 

자동차.[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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