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표단 테헤란서 '억류 문제' 대책 모색…이란, "대표단 방문, 나포 사건과 무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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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1-0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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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대표단, 선박·한국인 억류 문제 이란측과 협의 대책 논의

  • 당국자 "이란, '환경오염' 주장하면서도 구체 근거 제시 없어"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협상할 정부 대표단 단장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이 6일 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화학운반선 ‘한국케미’ 나포 사건을 해결에 나선 한국 대표단이 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 도착해 상황 점검에 나섰다.

그러나 이란 측은 한국대표단의 이번 방문은 나포 사건이 아닌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 논의를 위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을 긋고 있어 대표단의 해법찾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8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현지에 도착한 정부 대표단은 주이란대사관 측과 소통을 이어가면서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이란과의 협의 대책을 논의했다.

이란 정부는 현재 이번 선박 억류 문제가 환경오염 등 기술적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이란 측에 기술적 사안과 관련된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아직 이란 측의 응답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이 공식적으로 일관되게 얘기한 환경오염 등 기술적 문제가 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차분하게 하나씩 대처해 나가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선박 나포 문제 해결 방향에 관해 설명했다.

대표단은 이란 측이 주장하는 환경규제 위반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사법절차가 진행되면 선원들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또한 법률적 측면에서 필요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표단의 단장인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은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지 활동 계획에 대해 “외교부 상대방도 만나고, (한국) 선박 억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양한 경로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선박 나포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부처는 물론 관련 국가와의 소통도 이어가고 있다.

당국자는 “(나포된 선박에) 미얀마와 인도네시아라든가 베트남 선원들도 있었다. 이분들 소재 국가의 정부와 소통을 계속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서울에 있는 주한대사관, 이란 현지에 있는 대사관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이란 한국대사관 직원 3명은 한국 선원들이 억류돼있는 반다르아바스항에 도착해 영사접견을 시작했다. 유정현 주이란대사는 전날 오후 9시 48분(현지시간)부터 이란 당국 주선으로 한국케미호 선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당국자는 “선장과 통화를 통해 선박 내 한국인을 비롯해 선원 전원이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식사·난방·비축물품 상태 등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도 외교관과 현지 선원들과의 접촉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 [사진=이란 정부 홈페이지 캡처]


한편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한국 대표단이 테헤란에 도착했다고 밝히며 대표단의 이번 방문이 선박 나포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들은 일요일(10일) 방문 예정인 한국 외무부 차관의 일행”이라며 “이들의 방문은 한국 선박 나포 전 합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요 의제는 한국에 있는 이란 자금에 대한 접근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라며 나포 사건과 별개의 사안임을 강조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인 언급한 한국 외무부 차관의 방문은 오는 10일 예정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의 이란 출장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은 2박 3일 일정으로 1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카타르 도하를 거쳐 이란에 도착할 예정이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의 주장대로 최 차관의 이번 방문은 나포 사건 전에 결정된 사안이다.

당초 최 차관은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 논의를 위해 이란 출장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선박 나포 문제가 확대되면서 이번 방문에서 선원 억류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이란 정부가 불만을 거듭 제기하는 동결자금 문제도 논의할 전망이다.

최 차관은 현지 도착 후 아라치 이란 정무차관과 회담을 갖는 등 주요 인사들과 접촉해 유조선 억류, 한국 내 이란 원유수출대금 동결 및 양국현안에 대해 협의한다.

한편 주요 외신들은 이란이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 달러(약 7조 6000억원)를 돌려받기 위해 한국케미를 나포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고, 이란 정부는 동결자금 해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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