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방문 이력이 없는 국민이 처음으로 영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7일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 확인 상황을 공개했다.
권 제2부본부장은 “지난 2일 영국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의 접촉자인 가족 3명의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추가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19일 입국자로 자가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9번째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확진자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9번째 확진자는 입국 후 가족 4명과 접촉했다”며 “이 중 3명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고, 나머지 1명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9번째 확진자로부터 전파가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9번째 확진자 입국 후 이동과정에서 가족들이 같은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전파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9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 4명은 확진자의 부모와 동생 부부다. 확진자의 부모와 동생 부부는 따로 살고 있다. 이들은 공항으로 마중 나가 9번째 확진자와 함께 자택으로 이동했다.
방대본은 추가 확진자들의 변이 바이러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권 제2부본부장은 “일단 9번 확진자가 확진되면서는 (가족들은) 바로 긴밀접촉자로 자가격리가 이루어졌다”면서 “9번 확진자의 이동과 자가격리 후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그 사이 활동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이날 0시 기준 국내에서는 영국에서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 14건, 남아공에서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 1건으로 총 15건이 확인됐다.
방대본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발생이 지속됨에 따라 해외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한 단계 높인다.
권 제2부본부장은 “일단 내일(8일)부터 영국발 항공편의 입국 중단조치를 21일까지 2주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12일부터 영국·남아공발 입국자 내·외국인 모두에게 유전자증폭(PCR) 음성확인서 제출 시에도 임시생활시설에서 진단검사를 실시한다”며 “음성 확인 시까지 임시생활시설에 격리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자가격리 대상자의 동거가족이 확진된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자가격리대상자와 함께 거주하는 가족과 동거인은 기존에 안내하고 있는 생활수칙을 더욱 철저히 준수해달라”면서 “대상자에게 증상이 발생한 경우 먼저 관할 보건소와 상의하거나 질병관리청 콜센터로 알려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30명 늘어난 87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5일 715명을 기록한 뒤 사흘 연속 1000명 아래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 확산세가 완전히 꺾인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 요양병원과 교정시설 등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약 818명으로, 거리두기 완화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다.
정부는 일단 현 상황을 ‘완만한 감소 국면’으로 보면서도 오는 17일까지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특별방역대책을 통해 확산세를 최대한 잡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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