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까지 번지는 GTX창릉역 파워...춤추는 원흥·삼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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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1-01-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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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흥동일스위트, 발표 전후 실거래가 1억5000만원 뛰어

  • 원흥·삼송 웃을 때 일산 울었다..."일산은 이제 빛 받는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창릉역' 발표로 인근 지구 부동산시장이 자극받고 있다. 특히 가까운 원흥지구의 경우, 발표 전후로 실거래가가 1억5000만원가량 뛰는 등 오름세가 가파르다.

원흥지구보다는 멀지만 인근에 입지한 삼송지구 역시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송지구는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확정을 오래 기다려온 곳으로, 해당 연장안까지 확정되면 추가 가격 상승여력도 충분하다는 기대감이 짙다.

4일 경기 덕양구 원흥·삼송지구 소재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가 '남양주왕숙·고양창릉 신도시 교통대책'을 확정지은 후 일대 호가가 크게 올랐다. 실거래가도 어느정도 호가를 따라가고 있다.

GTX-A노선 창릉역과 가까운 도내동 '원흥동일스위트'의 경우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애플리케이션 '호갱노노'에서 덕양구 주간 방문자 1위를 차지하는 등 수요자 호응이 높다. 해당 단지는 창릉역이 입지할 것으로 알려진 화랑교차로 부근까지 차량 2분 거리로 가까운 편이다.

단지 인근 D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굉장히 좋아한다"며 "공식 발표 전 창릉역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 때부터 매매가가 쭉쭉 올랐고 발표 직전에는 9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다"고 했다. 이어 "발표가 난 뒤엔 11억원까지 거래됐다"며 "파주 운정 쪽도 GTX 발표 후 3억원 정도 올랐는데,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흥동일스위트는 전용면적 85㎡ 단일 평형으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상 가장 최근 거래내역은 지난달 28일 8억6000만원이다. 

원흥지구는 창릉역 발표 이전에도 새절역과 고양시청을 잇는 '고양선', 간선급행버스(BRT) 등이 확정되면서 호재를 흡수했던 지역이다. 고양선은 2024년 착공,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사진 = 국토교통부]

원흥지구만큼은 아니지만 창릉역 신설 호재를 흡수할 것으로 보이는 삼송지구 역시 나날이 몸값을 높이는 추세다. '동산마을호반베르디움' 21·22단지 등 창릉역과 가까운 쪽이 수혜지로 꼽힌다.

22단지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GTX가 발표되면 호가가 5억원씩 오르는데, 원흥 쪽은 초역세권이 아니어서 5억원의 절반 정도만 (실거래가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 삼송은 원흥보다 더 머니 1억원 정도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21단지 인근 1중개업소 관계자는 "창릉역 발표부터 호가가 1억원 이상씩 계속 오른다"며 "최근 34평(전용 85㎡)짜리가 9억원에 계약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가는 10억원 이상인데, 워낙 비싸니 거래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겠다"며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확정 땐 1억원 이상 추가로 오를 것"이라고도 했다.

동산마을호반베르디움 21단지 전용 85㎡는 지난달 19일 7억4700만원에 팔린 게 마지막 실거래 신고 건이다. 발표 후 1억5000만원 이상 실거래가가 뛰었음에도,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확정 발표에 따라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중개업자들 관측이다. 확정 발표까지 기다리길 원하는 집주인들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안은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의 주요 공약으로 부상했지만 비용 대비 편익(BC)이 떨어져 그간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서울시는 사업성 보완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으로, 해당 안을 갖고 중앙정부와 협의한다는 구상이지만 BC값이 워낙 낮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대 국회에서 수도권 균형발전 사업도 예타조사를 면제받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 역시 해당 안을 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담겠다고 공언, 장기적인 이슈로 끌고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나고 대선을 앞둔 시점 이낙연 의원 측이 1호 법안 카드를 꺼내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창릉역 호재로 인근 지구가 들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원거리에 위치한 일산 주민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다 이제야 재평가를 받는 중인데, 정부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일산서구 덕이동 신동아파밀리에4단지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산 주민들은 상당히 부정적"이라며 "호가가 내려가거나 하진 않았지만, 매수세는 근래 들어 주춤하다"고 전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창릉역 개발이 일산지역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창릉역을 단순히 하나의 역으로만 보지 말고 인근에 기업들이 들어올 때 연쇄적인 파급효과까지 생각해야 한다"며 "역 근처에 입주한 기업 직원들이 교육을 중요시한다면 후곡마을로 가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후곡마을 학원가 부근은 일산에서 학군 프리미엄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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