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언택트 대화’ 비밀 풀렸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현상철 기자
입력 2020-12-10 15:1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미생물 유도 식물 휘발성 물질의 신호 전달 과정 도식화[사진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식물 간에 직접적인 접촉 없이 잎에서 잎으로 냄새를 통해서 뿌리에 있는 미생물의 종류를 선별한다는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팀(교신저자: 류충민 박사, 제1저자: 공현기 박사)이 미생물(유익균)에 영향을 받은 식물이 냄새(기체 성분의 휘발성 물질)로 타 식물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영향을 받은 다른 식물의 면역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향후 이를 이용한 광범위한 식물 건강 증진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식물병 발생 시 식물의 휘발성물질에 의해 주위에 있는 식물에게 신호를 전달한다는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착안해 유익균을 토마토 뿌리에 뿌린 후에 바로 옆에 있는 유익균을 처리하지 않은 토마토 식물을 관찰한 결과, 유익균을 처리하지 않은 식물에서도 생육의 증대를 관찰할 수 있었다.

유익균이 처리된 토마토 뿌리 토양과 주변의 토마토 뿌리 토양에서 미생물 군집을 분석하고, 유익균이 처리됐을 때 토마토 식물에서 특별하게 만들어지는 휘발성 물질을 분석했다.

그 결과 토마토 뿌리 주위에 있는 미생물의 종류가 유익균을 처리한 미생물의 종류와 비슷하게 바뀌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휘발성 물질 분석을 통해 베타 카이로파일렌이라는 냄새물질이 유익균을 처리한 토마토에서 옆에 있는 토마토로 공기를 통해 전달돼 냄새물질을 받은 식물의 뿌리에서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살리실산은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산되는 물질이다.

뿌리에서 만들어진 살리실산에 의해서 냄새 물질을 전달받은 식물의 미생물 다양성이 변화게 돼 유익균을 뿌린 토마토 뿌리와 비슷한 미생물 종류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류충민 박사는 “해당 연구를 통해 식물간에 공기중으로 냄새를 통해서 식물에게 유리한 미생물을 선별해 자연계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견디는데 도움을 주는 매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했다”며 “향후 유익균과 휘발성물질을 이용해 뿌리의 미생물을 조절하는 기술로, 건강한 식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사업과 농촌진흥청 우장춘프로젝트 지원으로 수행됐고, 미생물 생태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국제미생물생태학지(ISME Journal, IF 9.1) 9월 24일자 온라인 판(2021년 1월호 게재 예정)에 게재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