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최종판결 세 차례 연기...LG화학 vs SK이노 ‘미묘한 입장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석유선 기자
입력 2020-12-10 08:5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LG화학 "연기이력 14건 중 9건 모두 관세법 위반 판결" 단호한 입장 견지

  • SK이노 "이번 소송 햇수로 3년째 장기화...조속히 분쟁 종료해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영업비밀 침해소송 관련 최종결정을 내년 2월로 연기하면서 양사가 남은 기간 소송을 어떻게 대비할지 주목된다. 이날 연기 소식에 양사는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 향후 두 달간 신경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9일(현지시간) 양사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결정 심결(determination)을 10일에서 내년 2월 10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해당 최종결정은 벌써 세 차례 연기됐다.

ITC는 당초 지난 10월 5일 최종결정을 예정했으나 같은달 26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 이후 12월 10일로 연기했으나 이번에 또다시 연기했다. 구체적인 연기 배경이나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4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를 사유로 ITC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2월 ITC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등을 사유로 LG화학에 대해 조기패소 예비결정을 내렸으나 SK이노베이션이 이의를 제기하며 재판부에 재검토 요청을 신청하면서 전면 재검토가 받아들여졌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이날 ITC의 최종결정 연기 소식에 양사는 각자 입장문을 내고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LG화학 전지(배터리)사업부문을 분사해 일련의 소송을 책임지게 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ITCㅡ측에서 사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올해 ITC 판결이 코로나 영향 등으로 50건 이상 연기된 바 있어 이러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에 대해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어 "ITC에서 연기 이력이 있는 소송 14건 중 현재까지 9건의 소송에 대한 최종결정이 내려졌고 모두 관세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세 차례 연기로 인해 ITC가 최종결정에서 수정(remand) 지시를 내릴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사한 대목이다. 그동안 ITC에서 조기패소한 예비결정이 최종결정에서 뒤집힌 사례가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 셈이다.

반대로 SK이노베이션도 세 차례 연기 결정으로 인해 다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양사가 조속히 분쟁을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배상금 합의를 원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에서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알 수 없으나 ITC 위원회가 3차에 걸쳐, 특히 두달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사실로 비춰 보면, 위원회가 이번 사안의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여부 및 미국 경제 영향 등을 매우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전면 재검토 요구를 수용한 ITC가 이번 사안을 매우 중요 사안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소송이 지루하게 이어진 데 따른 피로감을 내비치며 소송에는 성실하게 임하되 양사간 조속한 합의를 암시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연기로 소송절차가 해를 다시 넘겨 더 길어지게 됐다는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송이 햇수로 3년에 걸쳐 장기화되면서 이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