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미얀마에서 불법 귀국 태국인, 양성판정 잇따라... 지역감염 확산 우려

[태국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불법 귀국자' 중 많은 사람들이 근무한 미얀마 타칠렉의 '1G1-7호텔' (사진=1G1-7호텔 페이스북)]


태국 치앙라이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미얀마 샨주 타칠렉에서 정식 국경검문소를 통하지 않는 루트로 태국에 불법 귀국한 사람들 중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7일 기준 확진자 수는 38명까지 증가했으며, 감염자가 수도 방콕에서도 확인되는 등 지역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10일부터 시작되는 4일 연휴를 앞두고, 북부지역의 관광지 호텔에는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행적을 추적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이용을 재차 당부하며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체크인 꼭 하세요!". 주말 방콕의 쇼핑몰 입구. 경비원들은 고객들이 행적을 추적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타이 차나(Thai Chana)'로 입장 기록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있었다. 이 앱이 없는 사람들은 수기로 전화번호를 남겨야 했다. 6일 미얀마 타칠렉에서 불법 귀국한 방콕 거주 태국인의 감염사실이 확인되자, 방콕 시민들은 지역감염이 재차 확산될까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

태국에서는 지역감염이 거의 잠잠해진 5월 말 이후, 경로가 불분명한 감염자 수 명이 확인된 바 있으나, 이후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는 사례가 확인되지 않는 등 2차 감염은 일어나지 않았다. 태국 정부가 입국, 귀국한 외국인과 태국인 모두에게 무조건 14일간의 격리조치를 의무화하는 등 엄격한 코로나 방지책을 실시한 것이 주효했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미얀마 타칠렉에서 정식 국경이 아닌 루트로 불법 귀국해, 격리조치를 취하지 않은 여성이 북부 치앙마이현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그동안 치앙마이의 여러 상업시설을 방문한 이력이 있어,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염을 전파한 '슈퍼전파자'가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그 후 타칠렉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불법 귀국한 사람들 중 감염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보건부에 의하면, 7일 기준 불법 귀국자와의 접촉을 통해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 포함, 관련 확진자는 총 38명에 이른다.

[쇼핑몰 입구에 설치된 출입기록 앱 '타이 차나'용 QR코드 =7일 태국 방콕 (사진=NNA)]


38명은 지역별로, ◇치앙라이현 26명 ◇치앙마이현 5명 ◇방콕 3명 ◇파야오현, 피찟현, 싱부리현, 랏차부리현에서 각각 1명씩 확인됐다.

정식 국경을 통하지 않은 불법 귀국자 중 많은 사람들은 타칠렉의 '1G1-7호텔'에서 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호텔은 타칠렉과 매사이의 국경 검문소에서 약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방콕포스트에 의하면, 객실 100실 규모의 이 호텔에는 카지노, 카라오케, 펍 등 많은 오락시설이 있어, 신종 코로나 유행 전에는 태국인과 중국인, 미얀마인 부유층과 군인 등이 많이 찾았다고 한다.

최근 미얀마에는 신종 코로나 감염이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타칠렉에도 코로나가 확산됨에 따라 이 호텔은 지난달 24일부로 영업이 중단됐다. 이에 많은 태국인 종업원들이 귀국하기 시작했으며, 이들 중에는 14일간의 격리를 피하기 위해 정식 국경을 통과하지 않는 루트로 귀국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 호텔 주변에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강이 국경을 이루고 있으며, 평상시에도 정식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지 않고 강을 통해 국경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태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센터(CCSA) 타위신 대변인은 6일, 타이 차나를 적극 사용하고 있어 감염위험이 높은 사람을 당국이 바로 추적할 수 있기 떄문에, 2차 유행은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6일자 방콕포스트에 의하면 아누틴 부총리 겸 보건부 장관은 2차 유행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봉쇄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정식 국경을 통하지 않는 방법으로 격리를 회피한 사람들은 발령중인 비상사태선언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벌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미얀마에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됨에 따라, 양국간 국경은 현재 폐쇄된 상태. 태국 정부는 미얀마에서 태국으로 귀국할 경우, 정식 국경인 태국-미얀마 제2우호교를 반드시 통과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치앙마이 호텔 예약취소 잇따라
한편 관광 성수기를 맞은 치앙마이현에서는 불법 입국자 감염이 확산됨에 따라, 숙박시설 예약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이 5일 이같이 전했다.

태국 호텔협회(THA) 북부지부 라이엇 지부장에 의하면, 치앙마이현에서 1700실 이상의 객실예약이 취소됐다. 특히 학생과 노령층 등 30~50명 규모의 단체여행이 많이 취소되고 있다고 한다.

라이엇 지부장은 당초 12월의 호텔 가동률이 전월의 60~70%보다 많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었다고 한다. 태국 정부가 국내여행을 촉진하기 위해 대체공휴일을 지정, 이달 10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연휴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관광업계는 재앙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SNS 등에는 불법 귀국자들의 행동을 "자기밖에 모르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하면서도 정부의 허술한 국경관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태국에서 일어난 반체제 시위 때에는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바리케이트를 동원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으면서, 국경지대 검문과 감시에는 정부가 소홀했기 때문에 감염이 확산됐다"는 등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3월 26일 신종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비상사태선언을 발령했다. 정부가 설치한 CCSA에 모든 권한을 집중, 전 부처를 통합, 지휘하고 있다. 동 선언은 지금까지 8번 연장되었으며, 기한은 내년 1월 1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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