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천국의 명암] 너도나도 뛰어드는 배달 시장, 부작용도 함께 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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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12-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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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월 배달 온라인쇼핑 거래액 13.5조 '역대 최다'

  • 코로나로 배달 서비스 대중화...오프라인 매장도 뛰어들어

  • 일회용품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라이더 배달 행태 개선해야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배달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한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마트 역삼점 내 스타벅스 딜리버리 테스트 매장에서 라이더들이 주문된 제품을 배송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바쁜 현대인은 돈으로 시간을 산다. 배달도 그중 하나다. 직접 식당에 가서 음식을 사는 대신 비용을 지불하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한다. 소비자에게 배달은 일상이 됐고, 가게엔 배달이 필수가 됐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음식서비스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3조54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76.7% 증가했다. 음식서비스는 온라인 주문 후 조리돼 배달되는 피자·치킨 등의 배달서비스를 의미한다.

올해 음식서비스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매달 1조2000억~1조7000원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연간 기준으로 16조~17조원까지 늘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음식 배달시장은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7년 2조7000억원이었던 음식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8년 5조2000억원, 2019년 9조7000억원으로 매년 93%, 85%씩 증가했다.

중식·치킨·피자 등에 국한됐던 배달이 이렇게 저변이 넓어진 것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역할이 크다. 주소와 카드번호 등 정보를 한 번 등록해두면 그 다음부터는 클릭 몇 번만으로 배달 주문이 완료된다. 빙수·커피·죽처럼 배달하기 까다로운 음식부터 랍스타 같은 고급 음식까지 안 되는 것이 없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가 배달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양동일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1인 가구가 증가한 가운데 편리해진 주문 시스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상호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배달 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콧대 높은 오프라인 매장까지 변하게 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27일 국내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좌석 없이 배달만 하는 매장을 내 배달 수요에 대응 중이다. 위쿡·개러지키친 등 공유주방을 중심으로 배달 전문 브랜드도 등장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영업 제한이 길어지면서 매출 타격이 현실화하자 더 이상 배달은 선택이 아닌 생존이 된 셈이다. 소상공인에게 배달앱을 통한 배달 서비스는 대면 영업에서 벗어나 사업을 확장할 기회다. 배달원 직접 고용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배달은 이처럼 누군가에게는 편리함을 제공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생계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는 법. 배달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각종 부작용을 불러왔다.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음식량이 적거나 내용물이 현저히 부실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가게 주인이 배달앱에 가짜 후기를 올려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도 쉽게 볼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위생이다. 특히, 배달 전문 매장의 경우 음식이 만들어지는 환경을 고객이 확인할 길이 없어 위생에 더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피자 배달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했던 김민규씨(22)는 "4평 남짓한 곳에서 공간 구분 없이 음식이 만들어진다"며 "담배 피운 후 맨손으로 피자 도우를 만드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전했다.

배달대행기사(라이더)의 위험천만한 주행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 빠른 배달을 내세운 배달앱의 마케팅과 더불어 배달 건수에 비례해 늘어나는 라이더의 수익 구조가 그 원인이다. 

환경 파괴도 심각한 문제다. 플라스틱·비닐·페트병 등에 담겨 오다 보니 버려지는 일회용품이 산더미처럼 쌓이기 십상이다. 배달 음식이 보편화한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배달 용기에 대한 인식 제고와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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