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돈 칼럼] IMF위기보다 더 걱정되는 코로나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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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
입력 2020-12-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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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세돈 교수 제공]

확진자가 하루 600명을 넘으면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 단계로 접어들자, 정부는 8일 0시부터 3주 동안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격상했다. 그동안 정부는 거리두기 상향을 두고 머뭇거리고 헤매는 모습이었다. 그 이유는 정부의 오만이다. 그동안 방역도 잘해 왔고 경제도 잘 챙겨왔는데 그걸 허물어뜨릴 수는 없다는 오판이 바닥에 깔려 있다. 3차 대유행이 번진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동안의 방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경제성적도 전혀 칭찬할 것이 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OECD 1위라는 성적표만 내밀면서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고 있다. 효과적인 방역조치로 경제위축 영향이 가장 작았고 또 적극적인 소득정책으로 민간 소비증가가 주효했다면서 정부가 'OECD 자뻑'에 빠져 있지만, 실상 국민들은 지난 50년 중 가장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곳곳에서 1998년 IMF위기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2020년 실질경제성장률이 OECD 예측대로 –1.1%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 수치는 지난 50년 중에서 IMF 때보다도 더 나쁜 상황이다. 1998년 명목경제성장률이 –0.9%였는데 2020년은 0%에 가까운 인플레를 감안하면 그 수준보다 더 낮다.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현재의 상황이 IMF위기 때보다 얼마나 더 나쁜지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1998년도 명목 제조업 GDP 성장률은 2.35%였지만 2020년 1~3분기 평균은 –2.5%에 불과하다. 제조업은 IMF위기 때보다도 지금이 훨씬 더 나쁘다.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다. 전체 서비스업 명목 성장률이 1998년은 1.93%였지만 2020년 1~3분기 평균은 0.23%로 지금이 더 나쁘다. 도소매업의 경우 1998년은 –6.1%, 2020년 1~3분기는 –6.75%였고, 운수업은 1998년 7.0%, 2020년 1~3분기는 –8.8%였다. 부동산업도 1998년은 6.3%, 2020년 1~3분기는 2.95%, 교육 서비스업은 1998년 1.87%, 2020년 1~3분기 –1.25%, 의료보건사회복서비스업은 1998년 8.3%, 2020년 1~3분기 4.55%였다. 그러니까 이들 서비스업종은 IMF위기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나쁘다는 것을 웅변처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IMF위기 때보다 지금이 더 나은 업종도 있다. 건설업(-14.64%와 2.41%), 금융보험업(1.62%와 7.15%), 사업서비스업(-2.98%와 2.44%)이 그렇다. 그러나 서비스업 전체로 볼 때 1998년 성장률 1.93%와 2020년 1~3분기 평균 성장률 0.23%를 비교하면 지금이 IMF위기 때보다 더 나쁜 것은 확실하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복원력이다. 1998년 경제위기는 1999년과 2000년 2년에 걸친 10%대 명목성장으로 재빨리 원상을 되찾았다. 제조업 성장률도 1998년 2.4%에서 1999년과 2000년에 각각 11.0%와 13.5%로 뛰어 올랐고, 서비스업도 1998년 1.9%에서 1999년 8.9%와 2000년 10.1%로 회생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IMF위기 때 있었던 그런 10%대 성장률을 바탕으로 한 복원력을 전혀 기대할 수가 없다.

첫째로, 기업이 없다. IMF위기 극복의 일등공신은 기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의 역할이 크게 위축되었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했다. 2016년 시급이 6030원, 월급으로는 126만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시급 8720원, 월급으로는 182만원이 되었다. 5년 동안 44.6%나 올랐다. 그 위에 주당 52시간 근로제한제도가 2018년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에 도입되었고 2021년 7월부터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적용된다. 또 노조 3법(노동조합법, 교원노조법, 공무원노조법)이 2020년 6월 국회를 통과해 해직자나 실업자의 노조활동이 허용되면서 사업장의 큰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높아진 인건비 부담과 나빠진 노사환경 여건으로 많은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고 있다. 수출입은행 통계를 보면 2016년 해외직접투자금액은 398억 달러였는데, 2019년에는 618억 달러로 3년 사이에 55.3%나 늘었다.

둘째로, 과도한 정부지출과 국민세금부담이다. 정부의 지출증가속도는 세수증가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2016년 정부 총지출은 385조원이었는데 2019년에는 485조원으로 3년 사이에 26%나 늘었다. 정부의 지출증가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채발행은 2016년 말 517조원에서 2020년 10월 현재 721조원으로 37.8%나 늘었고, 국세수입도 2016년 242조원에서 2019년 293조로 21%나 늘었다.

셋째로, 국가와 국민의 재정능력이 크게 손상되었다. 가장 좁은 의미의 국가부채(D1)의 경우 2001년에는 113조원이었으나 2020년 9월 800조원으로 7배 이상 폭증했다. 가계부채도 2002년 465조원에서 2020년 3분기 1632조원으로 3.5배 늘었다. 매년 100조원 이상의 재정적자가 누적되면서 국가부채는 더욱더 증가할 것이다. 재정을 통한 국가의 경기부양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고, 개인들은 과도한 이자부담으로 소비여력이 사라질 것이다.

넷째로, 수출희망이 없다. IMF위기 극복의 일등공신은 수출이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2년 동안의 수출 증가율은 각각 8.6%, 19.9%였다. 1998년 1323억 달러 수출에서 2000년 1723억 달러로 400억 달러(30%)나 증가하였다. 그 결과 무역수지도 2년 동안 650억 달러를 축적할 수 있었고, 실질 경제성장률도 1998년 –5.1%에서 1999년 11.5%와 2000년 9.1%로 뛰어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2019년 수출은 10.4% 감소했고, 2020년도 11월까지도 7.1%나 감소하고 있다. 미·중 간의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를 감안하면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정부는 오판을 버리고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중대한 결단을 해야 한다. 일시적인 경제 충격을 감소하고 2.5단계 방역을 넘어서는 철저한 폐쇄조치를 취하든지, 그렇지 않다면 현재 수준의 방역을 계속하되 과감한 긴급 재정경제지원을 펼쳐야 한다. 방역단계도 올리지 않고 경제지원도 확충하지 않으면 결국 그 피해는 모두 IMF위기 때보다 더한 서민중산층의 경제몰락으로 귀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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