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회복 신호탄] ①고개 든 미국 경제...완전한 회복까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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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12-0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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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르르 무너졌던 美 경제..."일단 회복은 했다"

  • 회복세 계속 이어질지는 '글쎄'...겨울철 대유행 탓

미국 경제가 웃음을 되찾았다. 지난 2분기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격탄을 맞아 크게 주저앉았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각종 경제 지표는 그야말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큰 폭의 경기 침체를 겪은 미국 경제는 지난 3분기에는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 종식을 기대해볼 수 있는 백신 관련 낭보가 잇따라 나오면서 얼어붙었던 미국 경제가 조금씩 살아났다.

그러나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치를 경신하는 등 겨울 팬데믹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3분기 경기 반등을 견인했던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력을 잃어가고 있고,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추가 부양책은 몇 달째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사태 여파를 극복하고 이제 막 다시 달리기 시작한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와르르 무너졌던 美 경제..."일단 회복은 했다"
팬데믹이 본격화했던 지난 2분기 미국 경제는 크게 쪼그라들었다. 모두의 우려대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급락했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이 연율로 -32.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확산 방지를 위해 경제·사회적 봉쇄 조처를 시행하자 미국 경제의 핵심 축인 소비가 무너지고 실업자가 급증하는 등 코로나19발 경제 타격이 숫자로 확인된 것이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지난 1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은 연율로 -5.0%를 기록했다.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 2분기에는 팬데믹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하락 폭을 훨씬 더 키우며 경기침체 사실이 공식화됐다.

반전은 3분기에 이뤄졌다. GDP 증가율이 33.1%(연율)를 기록한 것. 전문가들의 예상치(32%)도 가볍게 넘으면서 1947년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1950년 1분기(16.7%)에 세워졌다. 예상보다 빠른 회복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문을 닫았던 업체가 영업을 재개하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다시 열기 시작한 것이 3분기 성장률 상승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분기별 GDP 증감률(단위 : %)[자료=BEA 캡처]


완전고용을 자랑하던 미국의 노동시장도 코로나19 유탄으로 지난 2분기 초토화됐다. 지난 4월 미국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한 달 새 일자리 2000만개가 사라졌다. 실업률 급증이 현실화한 것. 미국 민간 고용조사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민간부문에서 2023만6100개 일자리가 증발했다. 통계 발표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역대 최악의 숫자다.

3월 일자리 감소분(70만10000개)까지 더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쌓아 올린 일자리 2280만개 대부분이 증발한 것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매달 평균 2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나면서 그야말로 '봄날'이었다. 그러나 팬데믹 여파에 맥을 못 추고 '고용 빙하기'로 접어든 것.

실업률이 급증한 건 미국에 내려진 자택 대피령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전역이 코로나19 감염권에 들자 주지사들은 잇따라 자택 대피령을 내리면서 4월 전체 미국인의 90%가량이 이 명령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당국이 지시한 의무 휴업도 실업자를 대거 양산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비필수 인력이면 출근도 할 수 없어 식당 같은 요식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보편화하면서 백화점, 자동차 공장 등 산업 분야 전반에서 실직자가 급증했다.

최근 들어 미국 고용시장에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봄 크게 미끄러졌던 실업률이 현재는 절반 가까이 회복됐다. 미국 노동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의 14.7%의 실업률로 정점을 찍은 뒤 10월에는 6.9%를 기록, 비교적 빠르게 개선됐다. 각 주에 내려진 자택 대피령이 완화되고 기업들도 팬데믹 환경에 적응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연도별 실업률(단위 : %)[그래프=BLS 캡처]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매 판매도 반등에 성공했다. 전례 없는 바이러스 등장에 감염 공포에 짓눌린 사람들은 소비 활동을 대폭 줄이며 소비자들의 지갑이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의 4월 소매 판매가 한 달 전보다 16.4% 급감했다. 1992년 상무부의 집계 이후 최대 폭락치를 기록했다. 3월 소매 판매 감소율인 8.3%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로써 미국의 소매 판매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3분기 접어들면서 꽁꽁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지갑도 열리고 있다. 팬데믹 여파로 크게 고꾸라진 미국의 소비 지표는 5월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며 회복하고 있다. 5월 소매 판매는 17.7% 급증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폭으로 반등했다. 시장 전망치(7.7%)도 크게 웃도는 숫자다. 코로나19 봉쇄령이 풀리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다시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복세 계속 이어질지는 '글쎄'...겨울철 대유행 탓
팬데믹 여파에 맥을 못 추고 크게 주저앉은 미국 경제가 반등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지가 문제다.

실제로 각종 경제 지표에서 회복세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크게 치솟았던 실업률은 지속해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5월 14.7%까지 뛰었던 실업률은 6월(14.7%), 7월(13.3%), 8월(11.1%) 등 내림세가 이어져 10월에는 6.9%를 기록했다. 천천히 안정을 찾고 있는 모양새지만, 미국에 코로나19 태풍이 또 한 번 몰아쳐 각 주에서 봉쇄 조처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언제 다시 회복세가 멈출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사진=AP·연합뉴스]


최근 미국 경제의 핵심 축인 소매 판매도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10월 미국의 소매 판매는 한 달 전과 비교해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근 6개월 새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지난 4월, 팬데믹 여파로 크게 고꾸라진 미국의 소비 지표는 5월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며 회복하고 있었다. 지난 10월에도 증가세는 이어졌지만, 9월(1.6% 증가)과 비교해 큰 폭으로 쪼그라든 것. 심지어 앞서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치(0.5% 상승)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다. WSJ은 지난봄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증가한 10월 소매 판매 비율은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꺾이고 있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다시 얼어붙은 데는 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이 있다. WSJ은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주 정부가 앞장서 마스크 착용이나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 새로운 규제를 내놓았고, 이에 따라 사람들도 소비에 더욱 신중해졌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최근 주 정부들은 앞다퉈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조처를 내놓고 있어 앞으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더욱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금융사 크레디트 스위스의 제임스 스위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어려운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늘어나면 새로운 영업 제한이나 정부 규제가 쏟아져 전망은 더욱 어둡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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