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자이언트 베이비'를 찾아서

노경조 기자입력 : 2020-11-29 12:24

 


"'자이언트 베이비'가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십수년 전 입버릇처럼 해오던 말이다. 계열사 경영진들에게 주문하듯 건넨 말이기도 한데, 그룹의 양대 축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 등 자이언트(거인) 사업은 있지만, 이를 이어받을 베이비(후계) 사업이 없다는 뜻이다.

최 회장의 오랜 응어리는 지난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면서 풀렸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알다시피 하이닉스는 베이비가 아니다. 당시에도 충분히 컸다. 사실상 자이언트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그래서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사업부 분사 및 '티맵모빌리티'(가칭) 출범은 의미가 남다르다. SK텔레콤은 11번가(SK플래닛), 원스토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지만, 강력한 한방은 없었다. 어쩌면 모빌리티 사업이 SK텔레콤의 탈(脫)통신 기폭제이자 자이언트 베이비가 되지 않을까, 지켜보는 눈이 많다.

이 같은 고민은 비단 SK텔레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래 먹거리를 찾아 기업의 영속성을 보존하기 위한 최고경영자(CEO)들의 노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가속화하고 있다.

IT 업계에서 모빌리티와 함께 주목받는 미래 먹거리는 로봇, 미디어, 블록체인 등 다양하다. 이 중 미디어는 내용, 전달 방식 등에서 혁신의 중심에 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플랫폼과 실감미디어로 분류되는 가상·증강현실(VR·AR) 등을 아우르며,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레거시 미디어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는 KT가 1등을 강조하며 드라이브를 거는 사업이기도 하다. 플라잉카와 같은 시각적·물리적 자극은 덜하지만, 다채로운 이야기를 원하는 '사람'을 원동력으로 삼아 발전해나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콘텐츠를 갖고 있는 기업, 플랫폼 중심의 기업 모두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미디어 시장에 발을 걸치고 있다.

다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 자이언트 베이비가 블루오션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하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펼쳤다 접기를 반복하며 오늘도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이유다. 기간(규제)산업인 통신이 전부였던 기업들이 자이언트 베이비를 찾고, 키워나가는 과정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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