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KCGI 신주발행 가처분 판결 앞두고…산은, 투자금 회수 방안 없이 당위성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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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11-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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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과 KCGI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산업은행이 다시 한번 양사 합병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나섰다. 양사를 통합해 회생하도록 한 뒤 민간에 지분을 팔겠다는 것이 이번 딜의 큰 구상인데, 다만 이번에도 산은은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대규모 구조조정임에도 언제까지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란 뜻이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법원 심문 결과를 앞두고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 추진'이라는 자료를 통해 재차 당위성을 호소했다.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등 구조조정의 3대 원칙을 지키며 양대항공사의 통합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게 산은의 계획이다. 

산은은 이번딜에 대해 "양사 통합시너지로 인한 장래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자본시장의 기대가 있기에 조기에 유상증자 추진이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본시장의 기대가 있다는 모호한 언급만 있을 뿐 언제 경영권을 돌려줄 것인지, 정상화 후 민간에 지분을 매각할 시점은 몇 년 후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없다.

특히 통합항공사의 부채만 23조인 상황이다. 1차 관문인 한진칼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먼저 현금 5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0%를 확보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이다. 향후 추가적인 혈세 지원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는 셈이다. 법원심사를 통과해 양사에 심폐소생을 한다 해도 혈세 투입과 국유화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앞서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영정상화가 되면 지분 매각을 통해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에서는 산은이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해 이자 외에 배당으로도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 등이 언급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종식이 예상되지 않는 상황이고 항공업계가 위기인 상황이어서 단기간에 자금을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에서는 글로벌 항공시장의 침체가 향후 몇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산은 지원으로 빚 없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된 대한항공은 그 다음이 문제다. 부채비율 2000%가 넘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동반 부실이 불가피하다. 

이번 딜의 가장 유사한 사례로 언급되는 독일 루프트한자의 경우에도 독일정부가 약 12조 6000억원 규모(지분20%)를 투자해 긴급지원에 나선 바 있다. 다만 독일 정부는 자금지원에 앞서 3년이라는 기한을 한정해 국유화 논란을 차단했다. 2023년까지 지분 전략을 민간에 돌려주겠다고 구체화하면서 국민들에게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설득한 것이다.  

한편, 법원은 한진칼에 3자 배정 신주 발행 대안으로 앞서 논의됐던 자료 제출을 27일까지 요구했다. 3자 배정 이외의 대안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최종 자료가 제출되면 법원은 신주발행의 당위성과 항공산업 위기의 긴급성 등을 고려해 다음달 2일 전에 최종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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