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업무 공간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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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11-2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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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용 뉴플로이 대표

  • 국내 최대 IT기반 출퇴근 관리 서비스 ‘알밤’ 운영

올해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이제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음은 자명해졌다. 더 늦기 전에 뉴노멀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 통상적으로 사무공간(Workplace)은 한 공간에서 함께 모여 일하는 곳으로 여겼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진 기업들이 대규모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예기치 못한 업무 마비를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빠르게 도입했고, 해당 근무제도는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9월 발표한 ‘재택근무 활용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도입한 사업장은 48.8%에 달했고, 이들 중 51.8%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재택근무를 지속하거나 일부 근로자만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재택근무의 단점도 부각돼 내년부터는 좀 더 확장된 근무 방식인 원격근무가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용 뉴플로이 대표. [사진=뉴플로이 제공]

재택근무는 말 그대로 회사 사무실을 대신하여 임직원 본인의 자택에서 머무르며, 통상근로시간 내에 근무를 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재택에서 벗어나 다른 장소에서 근무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 그 정의가 무색해지기도 한다.

일례로 최근 모 공공기관 직원이 재택근무 중 제주도 여행을 가서 근무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원이 회사와 합의된 근무 장소가 자택이라는 점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인이 업무만 제대로 수행한다면 자택이 아닌 다른 곳 어디든 괜찮지 않겠냐는 직원과 관리자 간 근무 장소 개념의 괴리가 큰 것이다.

이 외에도 업무공간과 개인공간이 분리되지 않아 피로가 누적되고,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의 경우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 재택근무의 단점으로 거론되곤 한다.

이런 재택근무의 제약을 감안해 사무공간을 조금 더 유연하게 확장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격(Remote)근무다. 재택근무가 통상 근로시간 내에 근무하도록 사무공간을 ‘집’으로 한정했다면, 원격근무는 근무 장소를 집이 아닌 다른 곳까지 확장할 수 있게 한다.

원격근무의 장점으로는 업무 생산성의 향상, 운영 비용의 절감, 직원들의 만족도 향상 등이 있다. 사무실을 임대하고 운영하느라 지출해야 하는 막대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반면, 업무 생산성은 높아진다.

미국의 매트리스 제조 및 판매 기업인 Amerisleep의 연구에 따르면, 원격근무 형태로 일하는 근로자들의 업무만족도가 미국인 평균 수치보다 57% 더 높은 것으로 나왔고, 근무시간의 스트레스 수준 역시 '스트레스 별로 받지 않음'과 '보통 수준'으로 응답한 비율이 80%를 차지했다.

또한,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고용 브랜딩 측면에서도 원격근무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길 원하는 이들이 많아 이를 인지한 기업들이 원격근무 옵션을 복지 혜택으로 강조하며 채용 브랜딩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긍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원격근무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환경에서의 원격근무는 아직 개선할 점들이 많다. 특히 업무 과다(Overworking)와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관리자는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직원들이 정해진 근무 시간에 성실히 근무를 수행하는지 계속해서 체크하려고 든다. 직원들 역시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에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일하게 되고 본인이 성실하게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많은 압박에 놓이게 된다.

팀원 간 연대감 저하도 원격근무의 단점으로 거론된다. 최근 다양한 협업 툴이 생겨나고 점차 기능이 발전하고 있어 이메일과 메신저 등으로 소통은 가능하지만, 동료들 간 직접 대면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이전보다 연대감이 저하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빠르게 업무에 관해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하는 문화를 가진 회사와 팀에서도 원격근무는 효율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넷플릭스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 어떤 긍정적인 것도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려면 구성원이 둘러앉아 토론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재택·원격근무의 단점을 꼬집었다.

세상에 완벽한 근무형태란 없다. 각 장·단점이 존재하고 원격근무도 마찬가지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재택과 원격근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가 뉴노멀로 인정해야 할 근무 방식으로 자리 잡았고, 대다수의 구성원이 이러한 흐름을 반기고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제 지식근로자들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이 업무에 몰입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문화와 환경을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재택·원격근무제도 도입을 더는 미룰 수 없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자사에 맞는 근무제도를 살펴 제도적인 것은 물론, 회사의 문화적인 측면을 고려해 도입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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