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TPP 복귀는 쉽지 않다"고 말하는 앤서니 김 (사진=헤리티지재단 제공)]
미국 대선에서 당선을 확실시한 민주당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정부와는 다른 통상정책을 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한미, 미중, 미북관계 및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 가능성 등에 대해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앤서니 김 리서치매니저에게 서면 인터뷰를 실시했다.
-한국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는 에코사회 실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틀림없이 인프라 투자나 신재생 에너지 도입 등 대규모 환경대책에 주력할 것이다. 공약대로 실천된다면, 한미간 직접투자는 확대될 것이다.
다만, 그것이 미국 경제 재건에 충분할지 여부는 현재로선 뭐라 말할 수 없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에 대한 영향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정부조달 등에 미국 제품을 우선시하는 '바이 아메리칸'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국 제조업의 국내회귀는 진행될까?
=미국 경제 재건이라는 의미에서 어느 정도 미국 기업의 국내회귀는 장려될 것이다. 다만 분야마다 접근법이 다를 것이다. 정책이 구체화되기까지는 당분간 시간이 소요된다고 본다.
-트럼프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도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자국에 유리하게 개정하자고 할 가능성이 있나?
=한미FTA는 이미 3번이나 개정했다. 다시 개정 논의를 제안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통상문제에 대해서 민주당 내에 여러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재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은 미국의 TPP 복귀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차기 정부에서 TPP 참여 여부에 대해 반드시 논의가 이루어지겠지만, 실제 복귀가 성사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미FTA 때도 그랬지만, 통상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 다양한 의견대립이 있다.
게다가 당분간은 중국과의 통상문제와 미중대립으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개혁과 관련된 논의에 많은 시간이 할애될 것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한중일 등 15개국이 서명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매우 야심적인 프로젝트다. 다만 거대시장이 형성되는 만큼 각각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참가국들이 구체적인 성과를 피부로 느끼기에는 일정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 속에서 RCEP의 성과를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참가국간에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은 미중갈등 속에서 힘든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중국에 대한 접근법이 트럼프 정부 때와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2021년 이후에도 미중간에 경제적 긴장관계는 계속될 것이다.
특히 2021년은 중국의 WTO 가맹 20주년이 되는 해다. 지금까지 "중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중요한 책무를 맡을 것"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해 더욱 강경하게 나갈 것이라는 점은 공화당과 민주당에 차이가 없다. 연방정부와 연방의회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 이전과 같은 미중관계로는 되돌아기지 못한다는 점을 한국 정부도 확실하게 깨달아야 한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남북간에 경제교류가 확대될 가능성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남북 경제교류는 그 우선순위가 상당히 낮다. 무엇보다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시될 것이다.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은 이번 미국 대선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보는가?
=2017년부터 중단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 재개 등 재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과거에도 미국과 한국의 신 정부 출범 초기, 북한은 도발행위를 통해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지켜보곤 했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지금까지 미국의 모든 대통령들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인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지 않았다.
일본, 미국, 중국, 한국, 러시아, 북한 등이 참여하는 6자회담이나 일방적인 유화정책 등 기타 방법은 매번 실패했다. 이러한 혹독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프로필>
앤서니 김(Anthony B. Kim)
미국 헤리티지재단에서 리서치 매니저를 맡고 있다. 통상문제 및 투자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 미국 럿거즈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조지워싱턴대학 엘리엇국제관계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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