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中 필러시장… ‘고마진’으로 3대기업 폭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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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11-1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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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형·미용 수요 높아지면서 빠른 성장

  • 중국산 필러제품 수입업체와 경쟁서 비중 높이는 중

[그래픽=아주경제]

중국 필러시장 성장세가 무섭다.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중국 미용업계 기술력 성장이 더해지면서 전망도 밝다. 업계를 대표할 만한 '빅3' 기업들의 주가는 이미 100위안(약 1만7000원)을 훌쩍 넘은 고액주가 됐다. 그러나 원가 대비 높은 판매가로 폭리를 취하는 기업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거세다.

◆3대 필러업체 아이메이룽·화시바이오·하오하이

‘필러의 여왕’

중국에는 이런 별명이 붙여진 두 기업인이 있다. 아이메이룽(愛美容)의 젠쥔(簡軍) 대표와 화시바이오(華熙生物)의 자오옌(趙燕) 대표다. 필러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각각 올해와 지난해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상장한 두 기업 주가가 고공 상승하면서 이들이 일약 ‘100억대 부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 중 최근 주목을 받는 기업은 아이메이룽이다. 아이메이룽은 목주름 필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9월 28일 공모가 118.27위안으로 선전거래소 창업판에 상장했다. 이는 당시 기준 창업판 사상 가장 높은 공모가이자, 창업판 최초의 의료미용 업체 상장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모아졌다. 17일 마감가 기준 아이메이룽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2배 높은 수준까지 뛰었다.  

주가의 고공행진으로 젠 대표의 자산 역시 폭등했다. 중국 재경망(財經網)에 따르면 아이메이룽의 지분 약 38%를 보유하고 있는 젠 대표의 자산은 최근 250억 위안(약 4조2200억원)으로 치솟았다. 중국 매체들은 “‘류링허우(60後·1960년대 출생자) 아줌마’가 필러의 여왕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필러의 여왕인 자오옌 화시바이오 창업자 겸 대표는 최근 자산이 500억 위안으로 늘었다. 화시바이오의 폭풍 성장 덕분이다. 화시바이오는 지난해 11월 6일 상하이증시 커촹반에 공모가 47.7위안으로 상장했다. 화시바이오의 주가는 약 1년 만인 지난 17일 마감가 기준 167.95위안이었다. 1년 새 주가가 3배 넘게 폭등한 것이다. 시가 총액은 8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이 중 자오옌의 지분은 55% 이상으로 그의 자산은 500억 위안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2020년 포브스 부자 순위에서 그는 중국 10대 여성 부자 중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화시바이오는 필러의 주성분인 히알루론산을 함유한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쏠쏠한 이익을 얻고 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지난 광군제(光棍節) 때는 화시바이오 산하의 필러 브랜드인 콰이디의 대표 제품 히알루론산 컬렉션이 1000만개 이상 판매됐다. 이외에 또 다른 필러 제품 역시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증가한 7600만 위안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 들어 급부상하면서 화시바이오와 아이메이룽에 이어 중국 3대 필러 업체로 올라선 곳도 있다. 하오하이생활과학(昊海生科)이다. 2007년 설립된 하오하이는 본래 안과에서 사용되는 의료제품과 지혈용 제품 등을 제조하던 업체였다. 그러다가 중국 성형·미용 시장 성장 시기에 맞춰 필러 제품을 제조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하오하이는 지난해 10월 30일 커촹반에 상장했는데, 당시 공모가가 89.23위안으로 커촹반에서는 가장 비싼 주식이었다. 필러 제품 인기로 꾸준히 증가하던 하오하이의 주가는 17일 기준 118.92위안으로 100위안을 돌파했다. 중국에서 100위안 이상의 주식은 고액주에 속한다.

◆中 필러시장 전망 밝아··· 2021년 시장 규모 50억 위안 돌파

이처럼 필러 업체들이 빠른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중국 성형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배경이 됐다. 중국 산업정보망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성형시장 규모는 1769억 위안에 달한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22.2%로 2년 연속 2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성형시장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보톡스, 필러 등 주사제를 이용한 시술 위주의 쁘띠 성형시장도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2015~2019년 중국의 필러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22.8%를 기록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42억 위안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세는 향후 5년간 이어져 2021년 시장규모가 50억 위안을 돌파한 뒤 2024년에는 76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중국 궈성증권은 쁘띠 성형 시장이 2025년 1000억 위안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주목되는 점은 중국산 필러의 시장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당초 중국 필러시장은 수입 업체들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중국산 필러는 가격이 저렴하긴 했지만, 품질이나 안전성 면에서 뒤처진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5년 사이 중국산 제품의 질이 크게 발전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은 “2014~2018년 중국산 필러 브랜드 판매 수입 증가속도가 32.2%로 같은기간 수입브랜드의 18.7%보다 높았다”며 “2021년 중국산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러 업체 마진율 90% 달해··· 치열한 경쟁으로 가격인하 압박 커져

다만 일각에서는 필러 업체들의 폭리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주삿바늘 한땀 한땀마다 마오타이 냄새가 난다’는 비아냥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중국에서 가장 값비싼 고급 바이주인 구이저우마오타이를 필러 주사에 비유한 것이다.

실제 상장을 위해 공개된 아이메이룽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아이메이룽 주력제품인 ‘보니타(寶尼達)’ 한병의 원가는 32위안인 반면, 판매가는 2547위안에 달한다. 원가 대비 80배 비싼 수준이다.

이외에 다른 아이메이룽의 필러 제품 마진율도 모두 90% 이상이었다.

화시바이오 역시 마찬가지다. 화시바이오의 모든 필러제품 마진율은 평균 92%에 이른다.

소비자들은 필러업체들이 예뻐지고 싶어하는 여성의 욕구를 이용해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전문가들은 빠른 시장 성장과 높은 마진율로 업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대부분 기업들의 제품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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