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당한 사건 배당…정경심 수사팀에 최성해 학력위조 고발건 배당

김태현 기자입력 : 2020-11-17 21:49
배당 1년째 고발인 조사도 안해....수사회피 의혹 서울중앙지검 "개별 사건에 대해 답하기 어려워"

최성해 전 동양대학교 총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성해 전 동양대학교 총장이 횡령과 배임, 학력위조로 고발됐지만 1년 넘게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이 고발사건을 '정경심 수사팀'에 배당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17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시민단체가 최 전 총장을 고발한 사건은 같은 시기 정경심 교수를 수사했던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에 배당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전 총장은 검찰이 정 교수를 표창장 위조로 기소할 수 있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스모킹 건'이었다.  

사건이 배당된 것은 지난해 9월 11일로 현재까지 검찰은 최 전 총장을 소환조사 하지 않은 것은 물론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1년 2개월 이상 묵혀 두고 있다. 사실상 검찰이 최 전 총장을 봐주고 있는 것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9월 10일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는 박사 학위 사칭·사기·배임 등으로 지난해 최 전 총장을 고발했다. 고발장이 접수된 직후 검찰은 사건을 배당했다. 통상 배당에만 1~2주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신속한 처리였다. 

하지만 배당 사건은 수사 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채 검찰청 캐비닛에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수사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사건을 배당받은 주임검사가 원인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개국본 고발한 직후인 다음 날 사건을 배당받은 인물이 바로 고형곤 부장검사이기 때문이다.

고 부장검사는 당시 중앙지검 특수2부(현 반부패수사2부) 부장으로 정 교수 입시 관련 사건과 사모펀드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한 담당 부장검사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개별 사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해주기 어렵다"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법조계에서는 최 전 총장 학력위조·사기 등 사건은 정 교수 사건과 별개이기 때문에 같은 수사팀에 배당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무엇보다 사건 처리가 1년 이상 지연돼 결과적으로 보더라도 정상적인 배당으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로서는 정경심 교수 사건이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유죄를 받아야 할 사건"이라며 "특히 최 전 총장 증언이 있어야 공소를 유지할 수 있는데, 그가 기소되면 증언 신빙성을 두고 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어 같은 부에 배당해 사건 처리를 지연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력위조·업무방해 혐의 등을 무혐의로 처리해줄 가능성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같은 부에 사건을 배당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도 "사건을 바로 배당해주는 건 신속한 수사를 위한 당연하고 정상적인 일인데, 그것을 '선택적'으로 하니 비판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고형곤 부장검사가 이끄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해 정 교수 자택을 비롯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이 운영하는 웅동학원, 자녀가 재학 중인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등 70여군데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최 전 총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학교에 검찰 압수수색 나오기 사흘 전쯤 정경심 교수가 나에게 전화해 '혹시 압수수색이 나오면 자기 서류는 하나도 주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조 장관이 계속 장관직을 유지하면 분명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지난번 청문회를 보다가 성질이 나서 TV를 꺼버렸다. 나와 이야기한 게 바로 얼마 전인데 그걸 그렇게 거짓말하더라"라고도 밝혔다.

최 전 총장은 특히 지난해 9월 검찰 조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교육자 양심 건다. 조국 딸에 총장상을 안 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 전 총장 발언은 정 교수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핵심증거로 지목됐다. 보도에 따라서는 스모킹 건으로 지칭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발언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그간 했던 발언을 번복하거나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GROUND OPEN 구독 누르면, 경품이 쏟아진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2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