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혼맥③] 전두환·노태우·이회창까지…‘사돈의 사돈’으로 맺어진 정계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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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입력 2020-11-1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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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석래 전 회장 혼사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회창 전 총재와 인연

  • 조현준 회장 결혼에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사돈의 사돈'

[故송인상 전 재무장관이 1983년 효성 그룹 신년하례식에 참석해 사돈인 효성 창업주 故조홍제 회장(오른쪽)과 나란히 앉아있다. / 사진=효성그룹 블로그]


[데일리동방] 조홍제 창업주의 혼맥을 보는 혜안은 장남인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으로 이어져 빛을 발했다. 조석래 회장은 당시엔 다소 늦은 나이인 32세에 송인상 전 재무부장관의 셋째 딸 송광자 여사를 부인으로 맞았다. 송인상 전 재무장관은 수출입은행장을 지냈으며,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직을 맡다가 지난 2015년 별세했다.

조 창업주와 송 전 장관은 두터운 친분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은 재판정이었다. 5·16 직후 부정축재자 처리법에 따라 혁명재판소 피의자석에 함께 앉았다. 이때 다른 임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고 “내가 다 했다”고 진술하는 조 창업주의 모습에 송 전 장관이 좋은 인상을 받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조석래 전 회장 혼사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회창 전 총재와 인연

조 창업주는 조석래 전 회장의 혼사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회창 전 총재와도 연을 맺게 된다. 조 창업주의 사돈 송인상 전 장관의 장녀 원자 씨는 이봉서 한국능률협회 회장과 결혼했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딸 혜영 씨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의 장남 이정연과 혼인하면서 효성家도 이 전 총재와 사돈의 사돈이 됐다.

송 전 장관의 차녀 길자 씨는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이들 부부의 첫째 딸 신정화 씨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최태원 SK 회장의 처남인 노재헌 씨와 혼인해 효성家 역시 사돈의 사돈으로 맺어졌다. 그러나 신정화·노재헌 부부가 지난 2013년 5월, 결혼 23년 만에 이혼하면서 인연이 옅어졌다.

신동방그룹은 효성家와 더 깊이 이어지게 된다. 송 전 장관이 조석래 전 회장의 장인이 되면서 신명수 신동방그룹 전 회장은 조 전 회장과 동서가 됐다. 신 전 회장의 아버지인 신덕균 신동방그룹 창업주는 김영자 여사와 결혼했는데, 김영자 여사의 남동생이 바로 故 김종대 농림부 전 차관이다. 이후 김종대 전 차관이 막내딸인 김은주 씨를 조욱래 DSDL 전 회장에게 출가시키면서, 조석래·조욱래 전 회장 형제는 ‘사돈의 사돈’이 됐다.

▲ 조현준 회장 결혼에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사돈의 사돈'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좌측 두번째)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가운데), 조현상 효성 사장(우측 끝)이 2019년 故조홍제 창업주 생가 개방 행사에 참석했다. / 사진=효성그룹]

조석래 회장과 송광자 여사는 슬하에 현준·현문·현상 3형제를 뒀다. 장남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일본 게이오대 법학대학원 정치학부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미국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다.

조 회장이 경영 일선에 참여한 것은 1997년. 입사 후 8년 만에 효성 무역PG(퍼포먼스그룹 부문)장에 올랐다. 2007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해 효성 무역PG장과 섬유PG장을 겸직했다. 조 회장은 영어·일본어·이탈리아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미국·일본·중국·러시아·브라질·동남아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뛰어난 스포츠 실력으로도 유명하다. 세계적인 명문 학교로 꼽히는 미국 세인트폴 고교에서 동양인 최초로 야구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예일대 재학 시절에는 미식축구 대표선수로 활약했고, 효성 입사 후에는 사내 체육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입사 당시 매주 일요일 효성 직장인 야구에 참가해 6년 연속 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희상 한국제분 대표이사.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장인이다. / 사진=네이버 인물정보]

효성그룹 입사 5년 차이던 2001년, 이희상 한국제분 대표이사의 막내딸 이미경씨와 결혼했다. 조석래 회장은 이를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이어진다. 이희상 회장의 장녀 윤혜 씨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3남인 재만 씨와 결혼해서다.

조현준 회장 역시 조석래 회장과 마찬가지로 신동방그룹일가와 동서지간이다. 조 회장의 장인 이희상 회장의 둘째 사위 신기철 씨가 신명수 신동방그룹 전 회장의 동생 신영수 서울대 의대 교수의 아들이다.

차남 조현문 씨는 1999년 경영기획2팀 부장으로 효성에 합류한 후 이부식 전 교통개발원장의 장녀 여진 씨와 2003년 혼인했다. 이후 효성을 떠나 법무법인 현 고문을 맡았다. 조현문 씨는 가수 故신해철 씨와의 인연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조현문 씨와 신해철 씨는 보성고 동창으로, 대학 때 밴드를 같이하자는 약속을 지켜 ‘무한궤도’를 결성해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로 대상을 탔다.

조현문 씨의 배우자 이여진 씨는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해 1997년 외무고시(31기)에 합격했으며,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거쳐 국제변호사 자격도 있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등에 근무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역을 담당했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에서 일하기도 했다. 2001년 미국 로펌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때 조석래 부부를 처음 만났고, 조현문과는 2002년에 만나 1년여 만에 결혼했다.

삼남 조현상 효성 사장은 미국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에 입사했다. 이후 효성의 사내 컨설턴트로 그룹 구조조정의 자문 역할을 맡다가 일본 NTT 커뮤니케이션에 합류해 유무선 관련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한국지사 설립을 주도했다.

효성그룹 전략본부 경영혁신팀으로 재입사한 후에는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쳤다. 사장 승진한 뒤에는 효성 산업자재PG(퍼포먼스그룹)장과 효성 화학PG 최고마케팅책임자(CMO)·전략본부장을 겸하다가 효성 인적 분할 후 총괄사장을 맡고 있다.

큰형 조현준 회장과 비슷하게 스포츠를 좋아해 초등학생 시절 전국 빙상 경기대회에 학교 대표로 출전했고, 브라운대학교 축구팀 선수로도 발탁됐다.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브라운대학교 아카펠라그룹에 가입해 해외공연을 하기도 했다. 3형제 중 유일하게 경제학을 전공해 그룹 내 인수합병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2009년, 김여송 광주일보 사장의 딸 유영 씨와 결혼했다. 김여송 사장은 행남자기 김용주 회장의 사촌이다. 조 사장의 배우자 유영 씨는 예일대 음대를 졸업 후 26세에 뉴욕대 조교수로 임용될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의 비올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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