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노동존중 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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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0-11-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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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주기 기념식 맞아 무궁화장 추서…노동계 인사 중 최초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고(故)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에서 둘째 동생 전순옥씨 옆의 의장병이 들고 있는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판에 부장을 걸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고(故)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최고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한 의미에 대해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전 열사에 대한 무궁화장 추서식을 열고 노동계 인사 최초로 전태일 열사에게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문 대통령은 추서식 후 유족 등과 환담을 나누며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께 훈장을 드릴 수 있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이소선 여사는 지난 6월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모란장(2등급)을 추서 받았다.

문 대통령은 근로기준법을 독학한 전 열사를 떠올리며 “(전 열사가) ‘나에게 근로기준법을 가르쳐 줄 대학생 친구 한 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늘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1970년에 저는 고3이었다”면서 “노동운동과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노동변호사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22살이었던 전 열사는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법전과 함께 분신했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현실과 역사 속에서 느낀다”면서 “군사정권에서 끊어졌던 노동운동이 전 열사를 통해 되살아났다”고 평가하면서 “전 열사가 했던 주장이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하루 14시간·주 80시간 노동이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이 주 5일제로, ‘시다공’의 저임금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노동존중 사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행사에는 첫째 동생인 전태삼씨와, 둘째 동생인 전순옥 전 의원, 셋째 동생인 전태리씨 등 전 열사의 가족들이 참석했다.

또 전 열사가 참여했던 투쟁조직인 ‘삼동회’와 이번 정부포상을 추천한 고인의 동료 최종인, 이승철, 임현재, 김영문씨와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최종인씨는 “태일이는 가장 정이 많은 사람이었고 정의롭게 일하던 친구들의 리더였다”면서 “근로기준법에 불을 붙이며 태일이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쳤고, 쓰러진 태일이의 불을 잠바(점퍼)로 급히 껐다. 그때 쓰러졌던 태일이가 다시 벌떡 일어나 ‘친구들아, 싸워다오라고 외쳤다”고 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2016년) 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던 의미와 힘을 대통령께 위임해드렸다”면서 “촛불정부가 노동중심 사회를 위해 앞장서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한 전태일은 지금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전태일 열사는 ‘아직 멀었다’고 하시겠지요”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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