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이든] '내전 일어난다?'...대선 D-3, 미국 곳곳 소요사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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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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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지지자 무리, 민주당 유세현장 위협 사례↑

  • "5개월만 재등장한 상점 가림막"...지역민심 뒤숭숭

@도널드 트럼프의 진짜 모습 "총기를 든 트럼프 지지자들은 유세 차량을 들이받으며 욕설과 협박을 퍼부었다. 포위된 채 옴짝달싹할 수 없던 우리는 결국 유세장으로 이동을 포기했다. 괴롭힘이 승리하게 둬선 안됩니다. 투표합시다!" (케이티 나랜조 미국 민주당 트래비스 카운티 지역의장)
 
        [출처=유튜브/Edit Man]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지역언론인 KXAN에 따르면, 전날 샌안토니오에서 오스틴으로 이동하는 미국 35번 고속도로에서 대낮에 때 아닌 추격극이 벌어졌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민주당 유세 버스 뒤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깃발을 꽂은 6∼7대의 차량이 순식간에 따라붙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유세 버스가 지나갈 길목에 매복하고 있던 것이다. 이날 사건으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신변에 위협을 느낀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오스틴과 플러거빌에서 예정된 유세 행사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의 차량에 둘러싸인 바이든 유세 버스.[사진=트위터]

 
주 방위군·지역 경찰 11월3일 비상대기 중

11월3일 대선을 사흘 남겨두고 마지막 주말을 보내고 있는 미국 사회는 선거 불복 사태를 둘러싼 소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휩싸여 있다. 심각할 경우 내전 수준의 폭력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미국 곳곳은 이에 바쁘게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워싱턴포스트(WP)는 "긴장감이 감도는 대선 직전에 경고 신호탄이 미국 하늘에서 터지고 있다"며 "총기 판매량이 급증했고 우파 극단주의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포럼에선 '내전'에 대한 대화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특히 개표 결과가 확실한 승자 없이 며칠씩 질질 끌며 계속될 경우 더욱더 그렇다"면서 "연방과 지방 정부 등 전국의 법 집행 관계자들은 이례적으로 폭력을 수반한 소요 상황 발생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선거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WP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주 방위군은 지난달 신설한 '신속대응팀'의 이름을 '지역대응팀'으로 이름을 바꾸고 앨라배마와 애리조나주에 600명가량을 배치했다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관계자는 "새로운 이름이 팀의 임무를 더 잘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 패배할 경우 결과를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방위군 측은 신문에 "시위나 소요사태 진압에 군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린지 콘 미국 해군대학 교수는 "대선 후에 소요사태가 발생하면 주 방위군은 주지사의 명령을 따를 수 있다"면서 "사태가 정치적이거나 폭력적으로 흘러갈 수록, 주 방위군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도 대선 당일 워싱턴DC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요사태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0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트럼프 지지자들의 차량 행렬.[사진=AP·연합뉴스]

 
"5개월 만에 재등장한 상점 가림막"...지역 민심 뒤숭숭 

각 지역정부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강화해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래리 크라스너 지방검사장은 투표를 방해하려는 시도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TF)를 확대했고, 오리건주 포틀랜드시 당국은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경우 통행금지령을 내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후 혼란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실제 지난 30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대표적인 부촌인 베벌리힐스에선 전면 봉쇄령이 내려졌다.

베벌리힐스 경찰은 지역의 유명한 명품 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에 대해 지난달 31일부터 선거 주간까지 비상 경계령을 발동했다. 특히, 대선일인 3일부터 이튿날까지 전면 봉쇄하기로 했다.

경찰은 상가들엔 야간 폭력 시위에 대한 예방책으로 창문과 출입문에 가림막을 설치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해당 거리 상점들은 유리로 설치된 창문과 문에 나무 합판을 덧대고 있다.

베벌리 힐스 경찰은 로데오 거리의 차량과 보행자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 LA 경찰은 선거 기간 소요 사태에 대비해 치안 인력 강화에 나섰고, 뉴욕 경찰은 맨해튼 상점가에 소요 사태 가능성을 경고했다.

뉴욕시 타임스퀘어 주변에 있는 메이시스 백화점을 비롯해 워싱턴DC·시카고·보스턴·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의 상점가와 고층빌딩, 백화점에도 약탈을 막기 위한 진열대 가림막과 임시 바리케이드가 일제히 들어섰다.

대형마트 체인 월마트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시민 소요사태에 따라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총기와 탄약을 진열대에서 없애기로 했다"면서 재진열 시기는 미정한 채 지난달 29일부터 매장 진열대에서 총기류를 없앴다.

앞서 지난달 28일 미국 일간 USA투데이와 서퍽대학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3명이 대선 이후 발생할 폭력사태를 우려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지난달 23~27일 미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 당일(11월 3일)과 그 이후에 폭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36%가 "매우 걱정한다"고, 39%는 "다소 걱정한다"고 답했다. 

10월 초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역시 미국 유권자의 약 56%가 대선 이후 폭력 사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의 한 상점이 대선 후 폭력사태를 대비해 유리창에 가림막을 설치 중이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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