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미중 패권전쟁 속 ‘스몰 피시’ 장점 살려야”

곽예지 기자입력 : 2020-10-29 00:40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 '더차이나' 출간인터뷰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교수) [사진=소천상 기자]

“작고 민첩한 ‘스몰 피시(작은 물고기)’인 한국은 과거 30년간 압축성장을 통해 반도체, 조선선박, 철강 등 8대 주요 산업영역의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느리다고 생각했던 ‘빅 피시(큰 물고기)’ 중국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우리는 파괴적 혁신을 통해 스몰 피시의 파워를 키워야 한다.”

최근 저서 <더 차이나>를 펴낸 저자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교수)은 중국과 강대국 간의 패권경쟁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길은 ‘스몰 피시의 장점을 최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타공인 ‘지중파(知中派)’인 박 소장을 만나 중국이 꿈꾸는 미래의 방향과 미·중 충돌 속에서 향후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미·중 무역전쟁이 패권경쟁으로 확전되면서 전 세계가 혼돈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은 기술패권에서 금융패권, 군사패권으로까지 확대됐다. 특히 미국은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손보겠다는 심산이다. 지난 5월 백악관이 발표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전략적 접근’에는 이 같은 입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중국을 적대국으로 확실히 규정한 것이다. 호칭도 바꿨다. 중국이 아닌 ‘중공(중국 공산당)’으로, 시진핑 주석이 아닌 시진핑 총서기로 말이다. 여기에 홍콩 이슈까지 겹쳐지면서 양국이 글로벌 권력구조와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최근 한국 내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 분위기가 급속도로 번지는 분위기다.
"그렇다. 미·중 패권경쟁의 한가운데에서 한국의 분위기는 미국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유튜브나 각종 포털 블로그에서 떠도는 중국 관련 정보와 동영상만 봐도 중국 위협론, 붕괴론 등 비관적인 내용이 가득하다. 아마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로 인한 상처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상황을 좀 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한국과 정치·외교·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실타래처럼 엉켜 있다. 누가 뭐래도 중국은 한국의 영원한 이웃이다. 한국을 들어 미국 옆에 가져다 놓을 수도 없다. 감정적인 대응보다 이성적인 사고와 전략으로 냉철하게 중국을 보고 활용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중국이 꿈꾸는 미래의 방향과 반격의 기술은 무엇인가.
"중국 정부는 올해 '중국판 뉴딜 정책'으로 불리는 이른바 ‘양신(兩新)’을 통한 미래 성장방향을 정확히 제시했다. 여기서 양신은 5G·빅데이터·클라우드 컴퓨팅·인공지능(AI) 중심의 ‘신형 인프라’와, 스마트도시와 같은 ‘신형 도시화’를 의미한다.  미래 신산업 기반이 되는 신형 인프라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디지털 경제의 제도적 기반을 다져나가겠다는 포석이다."

-중국 시장이 한국 기업의 무덤이 됐다는 말도 있다.
"롯데마트가 철수하고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등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이런 말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한국 언론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사드 등 외부적 요인이 아닌, 중국 시장 변화와 소비자에 대한 접근 방법의 문제 등 내부적 요인 때문이다. 극복 가능한 문제라는 의미다. '무덤’이라는 프레임으로 스스로를 옭아매고 포기하기엔 중국 시장은 너무나 크다."

-앞으로 한국의 전략은.
"한국은 스몰 피시의 장점을 최적화해야 한다. 우선 ‘기술적 건너뜀’ 전략을 발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디스플레이 사례처럼 LCD 사업을 과감히 접고 OLED 기술을 넘어 QD 디스플레이, QNED(퀀텀닷 나노 LED)로 한 단계, 두 단계 점프하는 기술적 건너뜀이 필요하다. 중국과의 기술적 초격차를 위한 스몰 피시의 점핑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적·정책적 유연성도 강화해야 한다. 개방형 혁신 스몰 피시가 돼야 빅 피시를 따돌릴 수 있다. 무엇보다 비즈니스 방식, 조직문화, 경영전략 측면에서 파괴적 혁신으로 스몰 피시의 파워를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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