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금융지원 중기·소상공인 부실 뇌관 되나

이봄 기자입력 : 2020-10-27 08:29
지난 16일 기준 대출만기 연장액 99조원 육박 1·2차대출도 16조원 넘게 공급돼 원리금 부담↑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책이 금융권의 부실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 지원책은 원리금 상환 면제가 아닌 유예인 만큼 중기·소상공인은 유예기간 종료 후 남은 금액을 상환해야 하는데, 이들이 대출 규모를 더 키운 탓에 자칫 부실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부실은 금융당국의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가이드라인’이 끝나는 시점인 내년 3월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책금융기관, 시중은행, 제2금융권이 코로나19 피해 중기·소상공인에게 기존대출의 만기를 연장해준 금액은 4월부터 지난 16일까지 총 98조8000억원이다. 한달 평균 14조1100억원이 넘는 대출금의 만기가 미뤄진 셈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된 지난 4월부터 중기·소상공인의 대출원금, 이자상환 의무를 6개월 동안 유예해줬다. 해당 지원책은 지난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추가 연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내년 3월까지 연장됐다.

정부의 중기·소상공인 지원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소상공인에게 시중은행이 초저금리·이차보전대출 등을 지원하는 ‘1차 금융지원 프로그램(1차 대출)’을 출시해 2월부터 지난 16일까지 총 14조5000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줬다. 1차 대출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자, 금융당국은 5월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2차 대출)'을 내놨으며, 2차 대출은 지난 16일 기준 1조7223억원이 공급됐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부 지원책이 대출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 중기·소상공인의 부실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따라 중기·소상공인이 대출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조치를 반년 넘게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로 소상공인 1·2차 대출까지 이용해 원리금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가이드라인을 이용한 중기·소상공인들은 당장 원리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 한계 차주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기간이 끝난 후에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대규모 연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가장 나중에 집행된 소상공인 2차 대출에서는 이미 부실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 2차 대출이 시행된 지난 5월 25일부터 8월 말까지 총 101건의 부실이 발생했다.

부실 사유는 휴·폐업이 8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개인회생·파산 11건, 원금·이자연체 6건, 기타 4건 순이다. 코로나19로 영업 사정이 급속히 나빠진 소상공인들이 추가로 대출을 받았지만, 경기 회복세가 더딘 탓에 빚을 갚지 못하고 결국 파산한 것이다. 소상공인 2차 대출의 경우 신용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 다른 대출의 한도가 꽉 찬 차주들이 추가로 받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기존대출의 부실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월 이후 집행된 대출 연체율이 아직 건전성 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부실이 가시화되는 시기는 코로나19 금융지원책이 끝나는 내년 3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장기화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중기·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취지는 이해한다”며 “다만 이러한 지원책이 중기·소상공인의 채무를 아예 면제해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소상공인은 결국 빚을 갚아야 하는데 향후에는 대출 규모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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