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현대重-GS건설 완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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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10-23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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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건설, 현금자산 충분해 FI 걱정無...㈜GS 의사결정 복잡

  • 현대중공업, KDB인베 설득으로 참여...외부자금 수혈 관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판이 커지고 있다. GS건설이 출사표를 던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초 인수 가능성이 크다고 본 현대중공업지주-KDBI 컨소시엄(이하 현중컨소시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사모펀드(PEF)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꾸린 GS건설을 숏리스트(적격 예비인수후보)에 포함시켰다.

앞서 지난 7일 현중컨소시엄과 유진그룹을 비롯해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 6곳이 숏리스트에 포함된 가운데 GS건설이 뒤늦게 이들과 경합을 벌이게 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 라인업 가운데 가장 큰 제품인 플래그십 모델인 DX800LC.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제공]


업계에서는 GS건설의 참여로 이번 인수전의 판세가 바뀔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GS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금력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1조944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별도의 재무적 투자자(FI) 없이도 자력으로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던 현중컨소시엄의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당초 인수전에 나설 생각이 없던 현대중공업지주를 어렵게 설득해 컨소시엄에 포함시킨 KDB인베스트먼트(KDB인베)의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인베는 당초 이번 인수를 위해 FI로서 부담할 자금을 산은의 외부 민간 기관투자자들에게 조달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결국 산은이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투자 부담을 KDB인베를 통해 우회적으로 계속 주는 셈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산은 측은 KDB인베 측과 선긋기를 하고 있고, KDB도 독자 인수전이란 입장이나 의혹의 시선은 여전하다.

이로 인해 현중컨소시엄이 과연 인수자금을 넉넉히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KDB인베 입장에서 전략적투자자(SI)인 현대중공업에게 제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인수전 마지막까지 완주할지도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중컨소시엄이 과연 인수자금을 얼마나 조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시너지는 상당하겠지만 자금이 급한 두산으로선 FI를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로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GS건설 역시 이번 인수전에 끝까지 임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재무 여력은 충분하지만 지주회사인 ㈜GS의 지분을 오너일가가 쪼개기식으로 보유하고 있어, 최종 의사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GS건설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전 참여도 검토했지만 결국 포기한 바 있다.

양 컨소시엄 모두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소송 문제를 가장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DICC는 현재 FI와 7000억원 규모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그나마 두산그룹이 DICC 소송 우발채무를 책임지기로 했지만, 추후 재매각을 고려할 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굴착기 사업 외에 두산인프라코어는 방산 사업도 영위하고 있어 향후 재매각에서 해외 원매자를 제외하는 등 운신의 폭이 좁다”며 “GS건설의 참여로 판은 커졌지만 FI들은 신중하게 입찰금액을 써낼 것이고, 여차하면 중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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