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유럽 출장서 ASML과 협력 논의…파운드리 사업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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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경 기자
입력 2020-10-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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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운드리 사업 위한 필수 장비 EUV 노광기 공급 관련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개월 만에 글로벌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이 부회장은 6박 7일 일정의 유럽 출장 동안 반도체 장비 협력사인 네덜란드 ASML 등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업체를 만나 차세대 반도체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차세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기의 안정적인 공급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만 TSMC 추격에 힘이 붙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14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했다. 코트 차림에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한 이 부회장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함께 돌아왔다. 이 부회장이 방문한 네덜란드는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해제한 국가로 기업인 신속통로 합의에 따라 2주간 자가격리를 면제받는다.

이 부회장은 이날 EUV 장비 공급 확대 논의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왔다"고 짧게 답했다. 베트남 등 다른 해외 출장 일정 여부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전날인 13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EUV 장비 공급계획·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인공지능(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협력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이번 출장 동안 이 부회장은 ASML의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공장도 들러 EUV 장비 생산 현황을 직접 살폈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 달성을 위해서 ASML과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만큼 직접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1월에도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를 비롯한 ASML 경영진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도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의견을 나눈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ASML 홀딩스 지분 1.5%를 보유할 만큼 ASML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사는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다.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EUV 노광기는 TSMC와 초미세공정 경쟁을 위해 필수적인 무기다. 다만 ASML이 연간 생산하는 EUV 장비는 40~50여대 수준으로 한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20여대의 EUV를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50대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에 이어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분야까지 EUV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 특히 최근 파운드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코로나19 상황에도 이 부회장이 직접 EUV 장비 공급을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5개월 만에 글로벌 경영 행보를 시작한 이 부회장은 조만간 일본 또는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와 5G 관련 이슈가 있어서 이 부회장이 자주 방문했던 곳이다. 지난 8일부터 기업인 특별입국절차 시행에 합의하면서 이 부회장의 다음 출장지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베트남도 이 부회장이 당초 하노이 R&D(연구개발) 센터 기공식이 열리던 2월 참석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불발됐다.

이 부회장은 "IOC(국제올림픽 위원회)에도 다녀왔다"며 "다음 출장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네덜란드 ASML 생산 공장을 방문해 극자외선(EUV) 노광기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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