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우리말 위상…'한글' 마케팅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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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0-10-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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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콜 몬드 프라이팬 IH[사진=해피콜 제공]

최근 한국 문화 콘텐츠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한글의 위상도 높아지고, 한글의 아름다움에 주목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유행에 민감하고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사이에서 이러한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한글 마케팅에 나서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주방 용품 브랜드 해피콜은 부엌에서 일본어식 표현을 지양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흔히 쓰는 계란후라이, 후라이팬이란 단어에서 ‘후라이’는 영어 프라이(Fry)의 일본식 표기다. 편수냄비, 양수냄비의 ‘편수’와 ‘양수’도 일본어다. 해피콜은 제품명 등 고객이 접하는 모든 요소에서 프라이팬이란 표준어 표기를 준수하고 있다. 또 편수냄비·양수냄비 대신 한손냄비와 양손냄비란 단어를 쓰며 소비자가 한글 표현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제품의 사용법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한글날 에디션으로 ‘리사이클 리버시블 다운’을 선보였다. 브랜드 로고를 ‘케이투’의 한글 자음과 모음으로 표현하고, 옷 곳곳에 한글 디자인을 입혔다.

아모레퍼시픽은 고유 글꼴을 개발해 대중에 공유하는 기업 가운데에서도 선두 주자로 꼽힌다. 지난달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고유의 글꼴인 ‘아리따’ 개발 이야기를 담은 책 ‘아리따 글꼴 여정’을 출간했다. 책에는 안상수 등 글꼴 디자이너의 이야기와 지난 16년 간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아리따 돋움’, ‘아리따 부리’ 등 글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해외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한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그냥 해’로 화제를 모았던 나이키는 지난달 국내 패션 브랜드 카시나와 협업해 ‘덩크 카시나’를 출시했다. 부산에서 탄생해 서울로 진출한 브랜드 카시나의 이야기를 제품 디자인에 담아냈다. 제품 정면에서 발등을 덮어주는 부분에 한글로 카시나를 적은 점이 특징이다.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은 매년 봄 꽃을 주제로 한 ‘블로썸 컬렉션’을 선보인다. 올 봄 ‘2020 블로썸 컬렉션’에서는 서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향수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유자 코롱과 워터릴리 코롱 두 가지로, 이 중 ‘유자 코롱’은 해외 브랜드에서 주로 쓰는 유자의 일본어 표기 ‘유즈(Yuzu)’가 아니라, 한국어 표기인 ‘유자(Yuza)’를 그대로 사용해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해피콜 관계자는 "한글에 자부심을 느끼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것과 비례해 기업이나 브랜드도 우리말에 더 주목하는 것 같다"며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어 앞으로도 기업들의 한글 껴안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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