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기간 1년인데, 못 본 지 반년"…코로나19가 만든 현대판 '견우와 직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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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0-10-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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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인과 연애 중인 직장인 A(28)씨는 여자친구의 얼굴을 못 본 지 반년이 넘었다. 지난 3월 일본이 코로나19를 이유로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불허하고, 한국 정부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빗장을 걸어 잠갔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과 일본 정부는 기업인과 장기 체류자에 한해 하늘길을 열었지만, 엄격한 체류자격이 필요해 A씨와 같은 국제 커플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다.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었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예전처럼 자유롭게 여자친구를 만나러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장거리 연애 중인, 일명 롱디(long distance couple)커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반년 넘게 생이별 중이다. 회원 수 1만 2000명을 보유한 한 국제커플 커뮤니티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랜 시간 연인을 만나지 못해 답답함을 호소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중국인 남자친구와 연애 중이라고 밝힌 한 회원은 "프랑스 유학 중에 만난 남자친구와 프랑스에서 결혼한 뒤 각자의 나라를 여행하려고 했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터키인과 연애 중인 또 다른 회원은 "터키에서 근무하던 중에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으로 귀국하게 돼 서로 멀어지게 됐다"며 "애틋함만 늘어나는 지금, 코로나19가 얼른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만나지 못하게 된 '현대판 견우와 직녀' 커플이 늘자 이들을 위해 국경을 연 국가도 있다. 덴마크 정부는 지난 5월 자국 주민과 연인 관계에 있는 일부 주변국 주민의 입국을 허용하면서 최소 6개월 이상 교제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코로나19 봉쇄로 떨어져 있던 커플이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서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사적인 사진, 상대의 개인 정보 등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국경 봉쇄 조치가 길어지면서 국제커플들의 바람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지난 5월 내놓은 '향후 5년간 항공 수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급감한 항공 수요는 2023년은 돼야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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