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두산그룹 구조조정](下) 두산건설·인프라코어 원매자 찾기 난항…메카텍 추가매각 가능성↑

윤동 기자입력 : 2020-09-24 05:09
'3조원 자구안 이행' 마지막 퍼즐 산업차량사업부도 매각 대상 거론
지난 4월 두산그룹은 산업·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두산중공업이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출 수 있도록 3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자구안을 제출했다. 이후 두산그룹은 신속하게 자산을 매각하고 유상증자에 성공한 덕에 1조42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5개월 만에 자구안의 반환점을 도는 데 성공한 셈이다. 다만 두산그룹은 향후 자구안의 나머지 절반을 더 이행해야 한다. 두산그룹이 단시일에 '절반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과 앞으로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최근 5개월 동안 순항했던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이 막판 주춤하는 모습이다.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이 다른 계열사만큼 순탄치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만약 매각 작업에서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두산그룹이 채권단에 약속한 3조원의 자금 마련에 실패할 수도 있다. 때문에 연내 혹은 내년 중 두산메카텍 등 새로운 계열사 매각 작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과 대우산업개발이 진행해왔던 두산건설 매각 협상이 최근 결렬됐다. 원인은 매각가에 따른 견해차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2000억~3000억원 수준의 매각가를 원했으나 대우산업개발은 1000억원 내외의 가치를 책정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대우산업개발이 책정한 매각가 수준은 두산건설이 상장폐지되던 시점의 시가총액(4300억원)이나 올 상반기 두산건설의 자기자본(4064억원)의 25%에 불과하다.

문제는 대우산업개발 외에 뚜렷한 원매자가 없다는 점이다. 두산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25위를 기록한 상황이라 특별한 인수 매력을 뽐내기가 어렵다. 아울러 건설업 자체가 불황이며 최근 코로나19로 인프라 투자가 크게 줄었다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두산그룹이 두산건설 매각으로 이익을 남기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 역시 순탄치만은 않다. 두산그룹은 당초 지난 22일로 예정됐던 두산인프라코어 예비입찰을 오는 28일로 연기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소송 관련 우발채무 리스크가 높아 생각보다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최근 두산그룹이 DICC 소송 관련 우발채무를 전부 떠안기로 하면서 흥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의 최근 시가총액이 1조9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지분 36%의 가치는 7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경영권 프리미엄과 미래성장 가능성을 더하더라도 1조원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이 채권단에 약속한 나머지 자금 1조5800억원을 단번에 해결해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부에 공개된 두산그룹의 매각 대상 리스트에는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 밖에 남지 않았다. 두산건설에 거액을 투자해줄 여유로운 원매자가 나타나거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서 소위 대박을 내지 못한다면 다른 계열사까지 매각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재계와 시장에서는 두산중공업의 화공플랜트 자회사인 두산메카텍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유·가스·석유화학 플랜트의 화공기자재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두산메카텍은 두산중공업이 추구하는 친환경에너지 전문기업이라는 비전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두산의 산업차량사업부도 매각 대상으로 꼽힌다. 건설기계 사업을 다루는 두산인프라코어와 유압기기 제조사인 모트롤사업부가 모두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게차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산업차량사업부도 동반 매각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5개월 만에 3조원의 자금 중 절반가량을 마련한 만큼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며 "채권단과 약속한 3년의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았기에 두산건설·메카텍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가장 좋은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계열사를 매각하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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