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펀드 시동거는 국책은행, 시작부터 '삐걱'

김해원 기자입력 : 2020-09-21 19:00
산은, 인력 부족 호소…투자처도 불명확 노조선 "손실 발생땐 경영평가서 제외해야"
정부가 추진 중인 뉴딜펀드가 본격 시동을 걸기도 전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뉴딜펀드의 실무를 담당할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관제펀드 논란에 이어 졸속추진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17일 실무준비단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지만, 벌써부터 전담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산은이 투자처 발표와 자금확보 계획 등 설계부터 참여기관 섭외까지 뉴딜펀드의 실무 작업의 총대를 메야 하기 때문이다.

산은 실무준비단은 총 7명으로 산은에서 4명, 한국성장금융에서 2명, KDB인프라자산운용에서 1명이 각각 투입됐다. 정책형 뉴딜펀드를 끌고 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산은 관계자는 "단장은 실장급으로 구성돼 있고, 향후 인력이 더 투입될 수 있겠지만 현재는 7명으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뉴딜펀드는 밑그림만 공개된 상황으로, 구체적인 투자처가 명확하지 않다. 산은은 뉴딜 기업 육성을 위한 약 100조원 규모의 온렌딩(On-lending·중개기관을 통한 간접 대출)을 맡아 끌어갈 계획이다.

실무준비단은 업무 영역별로 총괄팀, 펀드설계팀, 홍보팀 등 3개의 팀으로 구성된다. 지원대상 사업 관련 시장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이 자문기관으로 참여한다. 산은은 준비단을 통해 정책형 뉴딜펀드 설계 등 세부 실행방안 마련, 사업실무 및 행정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내놓은 금융지원금 총 253조원 중 산은이 조달과 집행을 맡은 금액은 60조원 규모다. 

산은 노조는 재정건전성 악화도 우려했다. 뉴딜펀드는 산은 등 정책금융기관 4조원, 정부 재정 3조원, 민간 13조원이 투입되는데,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하락 우려로 증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 지원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산은의 BIS 총자본비율은 12.85%로 낮아졌다. 산은 노조는 "뉴딜펀드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경영평가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BIS 하락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한 적극적인 증자를 약속하며 임직원 면책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은 노조는 임기가 2년도 남지 않은 현 정부가 5년짜리 장기 투자계획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났다. 그간 정부 독려 정책의 경우 정권이 바뀐 후 담당자들이 대거 징계를 받은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산은 노조는 뉴딜펀드 추진에 앞서 담당자들에 대한 면책 보장을 촉구했다.

산은 노조는 "투자대상의 개발, 펀드의 조성, 판매, 사후관리, 손실의 부담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산은은 너무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며 "언제나처럼 열심히 일하고 손실을 부담하고,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는 구조"라고 호소했다. 산은은 한국GM,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등의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도 혈세투입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반면 정부의 계획은 숨가쁘다. 정부는 내년 초 뉴딜펀드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중 투자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다음달 말까지 1차, 연말까지 2차 뉴딜 프로젝트를 발굴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7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한국판 뉴딜 사업에 투자할 인프라 펀드로 뉴딜펀드 조성 방침을 밝힌 이후 본격 속도를 내는 것이다. 정부는 2025년까지 국가와 민간부문이 함께 160조원을 투자해 디지털·친환경·저탄소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사진 = KDB산업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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