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스가 외교'에 우려 목소리…"수완 발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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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9-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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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간의 균형…한국과 관계회복 등 과제 산적

  • 야스쿠나 간 아베 전 총리 외교엔 되레 짐 될 수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취임 뒤 일본 언론의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7년 8개월 만에 바뀐 일본 내각이지만, 기대감보다는 조심스러운 예상들이 나오고 있다.

내각 구성에서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가운데, 스가 총리 자신도 아베 내각의 경제·외교 등 주요 정책을 계승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교 부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적 인지도가 낮은 스가 총리가 말 그대로 꼬이고 꼬인 외교 정국을 잘 돌파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이 일본 언론에서 이어지고 있다. 

니시닛폰신분(서일본신문)은 20일 "외교 무대에 전면적으로 나선 적이 거의 없는 스가 총리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외교적 수완이 미지수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스가 총리는 자신 역시 지난 12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토론회에서 아베 전 총리의 정상외교는 정말 훌륭하며, 그런 일을 자신이 해낼 수 없다면서 외교 분야에 있어 부족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사진=AP·연합뉴스]


◆관저 중심이었던 일본 외교 주도권 어디로? 

아베 전총리 재임 당시 외교의 주도권을 쥔 곳은 총리실이었다. 중요 안건에 있어서는 경제산업성 출신의 관저 관료의 입김이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이마이 나오야 총리 비서관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일본 외교를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니시닛폰신분은 "스가 정권 하에서는 관저가 아닌 외무성이 외교 주도권을 가져올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스가 총리가 신뢰하는 일본 국가안전보장국(NSS)의 기타무라 시게루 국장이 미국을 방문한 것을 두고 총리실 주도의 외교가 이어질 때 총리실 주도의 외교정책이 계속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미·중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 역시 양강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중국과는 경제 협력을 미국과는 안보 협력을 이어가는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사다. 미국의 경우 일본에 대한 방위비 압박을 더 강하게 이어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가 총리는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라고 하지만, 중국과의 외교적 친분 강화 문제와 미국의 압박을 헤쳐나가는 것 모두 만만치 않을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과 악화된 외교 실마리도 풀어야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유임되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가 방위상에 임명된 가운데, 한국과의 관계도 단기간에는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스가 총리는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한 것이 양국 냉각 장기화의 근거로 꼽힌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사설을 통해 양국 관계의 냉각은 경제와 안보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상호 불신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 신문 역시 "정권 교체는 막힌 외교 문제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한국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강조했다. 한편 지한파로 꼽히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한국 외교에서 역할을 할 경우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아베 전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찾으면서 한국과의 외교 관계에 다시 찬물을 뿌렸다. 일각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그늘을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양국 관계의 개선이 힘들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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