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역사' 썼다"...트럼프식 '중동평화' 시대 열렸다

최지현 기자입력 : 2020-09-16 18:29
"평화를 위한 평화"...팔레스타인 지운 이스라엘 평화협정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 참여 시 '줄줄이 협정' 이어질 듯 트럼프 "과거 백악관 실패, 내가 고쳐 성공했다" 과시 중
#. "평화를 위한 평화.(peace for peace)지난달 3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향하는 첫 항공편의 이륙을 지켜보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남긴 말이다.

이날 아랍어(살람)와 영어(피스), 히브리어(샬롬)로 '평화'라는 단어를 새긴 이스라엘 국적기는 반세기 만의 역사적인 비행에 성공했지만, '평화를 위한 평화'는 팔레스타인의 역사에 다시 한 번 실패의 아픔을 안겨줬다.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으로 강제 점령한 영토를 팔레스타인에게 양도한다며 '평화를 위한 영토'(land for peace)를 외쳤던 이츠하크 라빈 전 이스라엘 총리의 선언에서 영토가 다시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신화·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는 미국의 중재 아래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이 각각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래 처음으로 걸프 지역 아랍국가와 수교하며, 상호 수교 관계인 이슬람 아랍국가는 종전 이집트·요르단을 포함해 4개국으로 늘었다.

협정의 '증인' 자격으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으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외무장관,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 등 내외빈 700여명을 초청해 서명식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수십년간의 분열과 갈등 끝에 중동의 새로운 여명을 맞고 있다"면서 "오늘의 협정은 과거의 실패한 접근에서 벗어나 새로운 역사의 길로 안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그간 전권을 위임받고 평화협정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에 모든 공을 넘기며 추켜세웠다.

그는 폭스뉴스에서 "누군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하면 3차 세계대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3차 대전 대신 26년 만에 처음으로 중동 평화에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합의는 정말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과거 '중동 평화'의 실패의 이유를 검토해오던 백악관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다르게 해보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서명식 직후 기자들에게 "향후 5~6개국이 빠르게 추가 서명할 것"이라고 귀띔하며 "그들은 평화를 원한다. 그들은 너무 오래 싸웠다. 그들은 전쟁에 지쳐있다. 중동 대부분의 국가가 여기에 서명하고 싶어한다"고도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그는 "사우디 국왕과 통화했다"고 밝혀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의 협정 참여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 UAE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수교할 수 있던 것도 수니파 국가들의 수장인 사우디의 암묵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슬람 종주국의 자리를 두고 시아파 국가의 수장인 이란과 경쟁하고 있는 사우디가 이란을 봉쇄하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교류를 활용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향후 사우디의 협정 참여 시기에 맞춰 다른 수니파 국가들의 '줄줄이 참여'가 예상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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