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사모펀드 시장··· 연이은 사고에 투심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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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9-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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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시장으로 향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이은 사모펀드발(發) 금융사고에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은 물론 주요 판매처인 은행에서도 관련 상품 취급을 줄인 영향이다. 최근엔 해외 사모펀드에 투자한 재간접 상품들에도 환매 중단 사태가 일어나며 당분간 사모펀드 시장의 한파는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들에게 팔린 국내 사모펀드의 판매 잔고는 19조7116억원으로 전월보다 7079억원 줄었다. 지난해 6월 말 27조258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개인 투자자 사모판드 판매 잔고는 1년 사이 27%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의 공모 펀드 잔고는 88조8035억원에서 86조8242억원으로 2.23% 감소에 그쳤다.

사모펀드 잔고가 유독 즐어든 원인으로는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이 먼저 꼽힌다.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에 이어 올해 옵티머스운용까지 굵직한 금융사고들이 잇따르며 사모펀드 상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탓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1254건으로, 최근 5년간 평균 연간 분쟁조정 신청 건수(827건)를 이미 뛰어넘었다.

사모펀드 판매의 주요 창구였던 은행들이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금융당국이 환매 중단으로 인한 고객 손실에 대해 판매사의 책임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자 은행들도 사모펀드 상품 취급이 어렵게 됐다. 금융당국은 비예금 상품 판매에 대한 책임을 이사회에 두도록 하는 '비은행 상품 내부 통제 모범 규준' 마련에 나섰다. 자율적 협약 형태이나 책임 소재가 이사회까지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은행들로서는 사모펀드 상품에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당분간 개인 투자자들의 사모펀드 외면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국내 사모펀드에 이어 해외 상품을 담은 재간접 펀드로 환매 중단 사태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의 경우 지난 2일 사모 재간접 펀드인 '교보증권 로열클래스 글로벌M 전문 사모투자신탁'이 예정된 시기에 환매가 어렵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와 브이아이자산운용의 '브이아이H2O멀티본드' 등도 환매를 중단했다.

한 전문사모 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환매 중단 사태들이 이어지며 주식 등 전통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들까지 은행에서 판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익률이 좋은 상품들도 펀드 자금을 모으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상황인데, 최근에는 재간접 펀드들도 환매 중단 소식이 전해지며 당분간 시장에 한파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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