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호주, "공급망 탈중국"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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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9-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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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아베 유력주자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사진=AP·연합뉴스]


일본, 인도, 호주 3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적 협력을 약속했다. 중국에 집중돼 있던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탈(脫)중국' 선언으로 해석된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장관, 사이먼 버밍햄 호주 무역장관은 1일 화상 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고 "자유롭고 공정하고 예측가능한 무역 환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역내 공급망 복원력을 강화할 수 있는 세부적인 정책적 틀을 올해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급망에서 탈피함으로써 무역에서 대중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취지라고 매체는 풀이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에 의존하던 공급망의 취약성을 노출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첫 유행 때 '세계의 공장' 중국이 멈춰서면서 중국에서 물건을 납품받는 기업들도 줄줄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공급망에서 대중 의존도를 줄이지 못한다면 언제라도 불시에 이런 위기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

이들 3개국은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미국과 함께 4대 축을 형성하는 '쿼드(Quad)' 협력국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기술·안보 등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3개국이 미국의 편에 서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뉴델리 소재 중국연구소의 샴샤드 아마드 칸 국제관계 전문가는 "이들 세 나라는 노골화하는 중국의 팽창주의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 역시 나빠지고 있어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호주는 정치·외교적 사안에 대한 불만을 경제적으로 보복하는 중국식 괴롭힘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4월 호주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거들었다는 이유로 중국은 호주산 쇠고기와 보리 수입을 금지하는 등 호주 때리기를 본격화했다.

중국과 국경 지역에서 무력 충돌한 인도에서는 반중 여론이 타오르고 있다. 불똥이 경제로 튀면서 인도는 틱톡과 위챗 등 중국 대표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을 금지했고 중국 기업과의 계약 파기도 잇따랐다. 5G망 구축 사업에서는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을 배제하도록 했다.

일본 역시 중국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해당 지역 일본 영해와 접속수역을 넘나드는 중국을 향해 자위대를 동원해 대처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하는 일도 있었다.

다만 칸 전문가는 3개국의 협력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인도와 일본은 다양한 무역합의를 체결하고 상호 관세를 인하하는 등의 무역장벽을 낮추는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양국 모두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실패했다고 그는 부연했다. 

이 같은 한계를 염두에 둔 듯 3개국은 성명에서 같은 뜻을 가진 역내 다른 나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NHK는 3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도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 인도, 호주의 공급망 탈중국 움직임은 아시아 동맹국들을 향해 반중전선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압력과 맞물려 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31일 미국-인도 전략적 파트너십 화상 대담에서 4각 협력기구 '쿼드'를 공식 국제기구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히는 한편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를 포함시켜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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