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코로나19 이후 K뷰티는 재도약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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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0-08-3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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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웹서핑을 하던 중 내셔널지오그래픽 화보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늑대 이미지가 프린팅된 아이섀도 팔레트를 봤다. 색감 조합도 세련된 매트 섀도와 화려한 펄 컬러로 트렌디한 느낌이다. 어느 브랜드일까 살펴봤더니 중국의 퍼펙트 다이어리였다.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뷰티업계가 역대급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2분기까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는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묻자 업계 관계자들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코로나19 탓에 따이공(보따리상)을 비롯한 외국인 입국자의 발길이 뚝 끊기고, 주 매출 창구인 해외 수출도 쪼그라들었다. 일부 국가는 락다운(봉쇄조치)까지 무릅쓴데다, 위기 상황에서 생필품이 아닌 사치재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K뷰티는 되살아날 수 있을까. K뷰티 최대 수출 국가는 중국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아세안 화장품 시장 진출 방안'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 중 중화권 수출 금액은 전체의 3분의 2 가까이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가 발병하기 이전인 지난해에도 이미 중국에서 화장품 수입액은 일본, 프랑스 등 뷰티 선진국에 뒤쳐졌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과 국제무역센터(ITC)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의 국가별 수입액은 일본이 36억5815만 달러로 1위, 프랑스가 33억2687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33억2251만 달러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 정보통신(IT) 기업 텐센트가 발표한 'C뷰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이 56%다. 럭셔리 브랜드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고는 하나,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전만큼은 아니다. 중국 상반기 최대 온라인 할인 행사인 6.18 쇼핑축제의 결과를 보면 티몰 판매량 기준 10위권 안에 든 국내 뷰티 브랜드는 LG생활건강의 '후'뿐이었다. 미국, 유럽, 일본 브랜드와 중국 브랜드가 상위권에 자리했다. 코로나19 여파로만 설명이 되는 위기가 아니다. 

중국 현지에서는 한류 효과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것을 한국 화장품의 문제로 지적한다. 사드 보복과 한한령 이후로 한류 인기가 이전 같지 않다. 그 사이 글로벌 뷰티 공룡과 로컬 브랜드가 득세한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중국 궁중풍 화장품이 유행하는 등 자국 제품 소비가 늘었다. 바이췌링, 퍼펙트 다이어리 등 로컬 중저가 브랜드는 온라인 마케팅력을 앞세워 단숨에 도약했다. 제품력과 마케팅에 힘 쏟고, 시장을 다각화하는 등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코로나19가 지나간 후에도 또 다른 위기가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산업2부 오수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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