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신용대출, 8월도 2조 이상 증가할 듯…주담대·전세대출 규제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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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08-1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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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부터 3개월간 매월 2조원 이상 증가…6·17 대책 이후 신용대출 주택자금으로 활용

5대 주요 시중은행에서 취급한 신용대출 증가액이 석 달 연속 2조원대 이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별다른 조건이 없는 신용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 급증세가 이어지자,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신용대출 잔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한 시중은행 영업창구 모습.[사진=아주경제DB]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13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1조48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보다 9영업일 동안 1조2892억원이 증가한 수치로, 한 달 영업일을 단순 계산하면 8월 신용대출 증가액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5대 은행의 월별 신용대출 증가액은 6월부터 2조원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6월 한달간 2조8374억원이 증가한 데 이어 7월에도 2조676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은행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신용대출 증가폭은 가파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36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7조6000억원이 늘었다. 2018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별 증가 폭이며, 7월만 놓고 봤을 때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액이다.

이 가운데 주로 신용대출인 가계 기타대출 잔액은 245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7000억원 늘었다. 6월 증가액(3조1000억원)보다 6000억원이나 많고, 2018년 10월(4조2000억원)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큰 월별 증가 폭이다.

이처럼 최근 신용대출이 급증한 데는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강화한 반면, 신용대출의 경우 별다른 규제가 적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은 정부 규제 등으로 대출 요건이 까다롭지만, 신용대출은 별다른 조건이 붙지 않고 금리도 지금은 크게 낮아졌기 때문에 신용대출로 수요가 많이 몰리는 것 같다"며 "일부 신용대출의 경우 주택자금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동학개미'도 일정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행에 대출신청서를 쓸 때 자금 용도를 △주택구입 △전세자금반환용 △생계자금 △투자자금 등 구체적으로 기재하게 돼 있지만, 일단 대출이 나가고 나면 은행에서 실제 용도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이 최근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용대출 규제 방안으로는 금융감독원이 나서 신용대출 규정을 잘 지키는지 조사한다거나 신용대출을 내줄 때 자금 용도를 더 구체적으로 받아내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가계대출 증가 폭 확대를 언급하면서 금융사의 대출 규제 준수 여부 점검을 강화하고 위반 사례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라도 당장 대출을 조일 수는 없겠지만, 결국 대출 자금이 부동산 쪽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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