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이도면세 쇼핑, 하이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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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국 편집부
입력 2020-08-1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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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하이난 싼야 국제면세몰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쇼핑객. [사진=인민화보 제공]

#. 천린(陳林)은 하이난(海南)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로 2016년부터 인터넷 예약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 7월 들어 그는 날마다 공항에 가는 큰 주문을 몇 건씩 맡았다. 이런 큰 주문은 모두 이도면세(離島免稅, 하이난 섬을 벗어나 중국 본토로 가는 내외국인이 누릴 수 있는 면세 정책) 쇼핑 덕분이다. 천린은 “예전에는 하이난 하면 어떻게 발전해도 결국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엄격하게 통제해서 하이난에서는 부동산 투기를 못하니 자연스럽게 소비를 하고 투자를 하게됐다"며 "면세액 상향 조정으로 면세 쇼핑 만을 위해서 하이난을 방문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일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 방안'이 공식 발표되면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청사진이 확정됐다. 이후 지난달 1일 중국 재정부, 해관총서, 세무총국이 공동으로 '하이난 이도 관광객 면세 쇼핑 정책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고 새로운 하이난 면세점 쇼핑 신규 정책(이하 신규 정책)을 내놓았다. 신규 정책에 따라 섬을 떠나는 관광객의 1인당 1년 면세 쇼핑액이 3만 위안(약 510만원)에서 10만 위안으로 상향 조정됐다. 화장품의 경우 섬을 떠날 때 제한 수량이 12개에서 30개로 늘었다. 면세 상품 종류도 기존 38종에서 45종으로 늘어나 휴대전화, 태블릿PC, 주류 등 7개 품종이 더해졌다. 바야흐로 하이난에 이도면세 쇼핑 붐이 일고 있는 이유다.

“아이폰은 하이난이 애플 공식사이트보다 싸요”

7월 3일 오전 10시 30분, 개점 30분 만에 하이커우(海口)시 중심에 위치한 르웨(日月)광장 면세점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면세점 2층에 개설된 애플 전문점으로 향하는 인파였다.

면세 신규 정책 시행 이후 이틀 동안 르웨광장 2층 전자제품점에는 애플 매장 한 개만 있는 반면 주문이 너무 많아 7월 3일부터 매장 앞에 긴 탁자 3개를 증설해 매대로 삼고 아이폰, 태블릿PC, 에어팟 주문을 처리했다.

긴 탁자 주위를 둘러싼 사람이 매장 안처럼 많았다. “애플 컴퓨터 있어요?” “AS 되나요?” 나이가 조금 많은 고객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사람들 뒤에서 고개를 쑥 내밀며 “여기 무슨 브랜드예요? 뭘 파는데요?” 하고 묻기도 했다.

사실 매대 근무자도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이 많았다. “저는 랑콤 매장에서 근무하는 화장품 판매원이고 오늘 처음으로 이곳에 왔어요.” 매장 서비스 직원인 리웨(李月)는 “여기 직원이 부족해 우리가 임시로 파견 나왔어요”라고 말했다.

신규 정책은 ‘1인당 1회 휴대전화 최대 구매 가능 수량 4개’라고 제한했지만 공급 부족으로 애플 매장은 즉시 ‘자체 정책’을 시행해 1인당 신분증에 따라 휴대전화 1대만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르웨광장 면세점에서 아이폰11 프로 맥스 512G 판매가는 1만210위안으로 공식 사이트 가격보다 2489위안이나 싸다. 다른 사양도 마찬가지였다. 아이폰11 128G와 256G 가격은 각각 5105위안과 5810위안으로 공식 사이트보다 각각 894위안, 989위안 저렴하다. 7월 3일 오전 에어팟 2종류가 전부 매진됐고, 저녁 8시 아이폰11 프로 맥스가 조금 남아있을 뿐 다른 사양은 모두 품절됐다.

애플 제품의 인기는 하이난 이도면세 쇼핑의 한 예일뿐이다. 세관 통계에 따르면 7월 1일 하이난 이도면세 쇼핑 신규 정책 시행 이후 7월 7일까지 첫 주에 화장품이 판매량과 판매액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판매량 1-3위 제품은 화장품(83.5%), 향수(4.7%), 액세서리(1.8%)였다. 판매액 1-3위 제품은 화장품(51.3%), 액세서리(14.1), 시계(11.9%)로 이 세 가지 제품의 총액이 거래액의 77.2%를 차지했다. 신규 정책 첫 주에 이도면세 관광객의 누적 쇼핑객 수는 6만5000명이었고, 쇼핑 총액은 4억5000만 위안, 면세액 6571만 위안으로 1일 평균 939만 위안이 면세돼 상반기 1일 평균보다 58.2% 증가했다.

하이난은 새로운 쇼핑 붐이 한창이다. 7월 6일 ‘2020년 제2회 하이난 이도면세 쇼핑페스티벌 겸 제2회 하이난 이도면세 더우인(抖音) 도전대회’가 싼야(三亞)국제면세몰에서 시작됐다. 행사는 7월에서 10월까지 시간대 별로 ‘분기 말 대형 브랜드 70% 할인’·‘억 위안 우대권 대 방출’ ‘6주년 경축’ ‘여름맞이 꼬마 탐험기’ 등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비는 하이난에게 특별한 의미"


위타오(于濤) 중국 난하이(南海)연구원 하이난자유무역항 연구센터 주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이난이 국제 관광 소비 중심이 되려면 쇼핑이라는 킹 카드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그러면 산업사슬 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규 정책은 어떤 부류의 ‘파이’를 옮겼다. 신규 정책으로 관광객은 쇼핑이 편리해졌지만, 구매대행(代購) 종사자들은 상황이 어려워졌다.

7월 6일 오전 하이항그룹(海航集團) 공식 홈페이지에 ‘마음대로 비행(隨心飛)’ 상품이 출시됐다. 해당 상품 구매자는 2699~2999위안 가격으로 유효기간 안에(7월 20일-12월 31일, 국경절 연휴 불포함) 하이항그룹 산하 12개 항공사의 하이난 국내 노선을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1만개 한정이었지만 하이난의 구매대행상들은 쇼핑 목적으로 하이난을 방문하는 비용이 낮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한테는 좋을 게 전혀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매대행상은 1인당 면세 한도가 10만 위안으로 늘어나 직접 와서 구매하고 남은 돈으로 여행도 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보세요. 하이난에 도착하면 바로 신규 정책에 관한 문자가 옵니다. 그러면 저희가 무슨 할 일이 있겠어요?”

사실 이것이 바로 ‘무제한 비행’의 진짜 목적이다. 신규 정책과 맞물려 사람들이 하이난을 더 자주 방문해 관광하고 그 김에 쇼핑도 하라는 것이다.

“이번 정책은 면세폭이 매우 크다. 과거에는 한도가 3만 위안이라 손목시계 하나만 사도 한도를 초과했다.” 하이커우에 체류 중인 관광객 샤오류(小劉)는 베테랑 ‘인터넷 쇼핑 중독자’다. “상반기에 기초화장품 구매액만 거의 3만 위안에 가까웠다. 남은 7만 위안으로 싼야에 가서 가방을 살 계획이다. 싼야가 하이커우보다 사치품 브랜드가 더 많다.”

하이난의 면세 쇼핑 신규 정책은 한국과 일본 등 국가의 면세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외국인이 많다. 그러나 신규 정책 시행 전부터 하이난의 면세 시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더욱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2020년 1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과 일본의 면세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 텔레비전 방송국(CCTV) 보도에 따르면 2020년 4월 한국 면세점 업계의 전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0% 가량 급감했다. 데이터 분석회사인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는 한국의 면세 시장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최소 55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하이난의 4개 면세점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다. CCTV 보도에 따르면 3월 말 하이난 면세점의 주요 업무 지표가 지난해 동기 대비 80% 가깝게 회복했다.

하이난 면세점이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은 해외 소비의 회귀가 어느 정도 작용했지만 해외 소비 회귀를 일으킨 원인이 코로나19로 해외 쇼핑을 할 수 없어서인지, 아니면 하이난에서 소비하는 게 더 매력적이여서 그런지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난 뒤 더 검증해봐야 한다. 하지만 하이난 이도면세가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한 것은 ‘오랫동안 준비한’ 결과다. 2011년 중국 정부는 하이난도 이도면세 정책을 발표하고 싼야와 하이커우 메이란(美蘭)공항을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당시 하이난의 이도면세 쇼핑 한도는 1인당 1회 5000위안이었다. 이후 이도면세 정책이 점차 확대됐다. 2012년 이도면세 한도가 8000위안으로 늘었다. 2016년 재정부는 공지를 발표하고 이도면세 한도를 1만 6000위안으로 상향 조정하고 구매 횟수 제한을 철폐했다. 2017년 1월 면세 정책이 다시 조정돼 하이난 철도 이도 관광객을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다. 2018년 면세 쇼핑 한도를 3만 위안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하이커우 서해안 도시 부(副) 중심을 방문하면 ‘초대형 면세점’이 건설 중인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하이커우시 국제면세몰이다. 공고에 따르면 하이커우시 국제면세몰 사업의 부지면적은 약 45ha고, 계획 총 건축면적은 약 92만6000㎡다. 완공되면 하이난 면세 쇼핑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이는 마치 하이난이 면세 업계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임을 예고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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