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기업 생존전략]⑨화학- 내우외환 딛고 ‘본업外 사업’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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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8-1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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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주요 화학사, 2분기 실적 차츰 회복하며 하반기 ‘청신호’

  • 범용 화학제품 외 배터리·세정제·의료용제품 등 앞세워 ‘실적 개선’

올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와 대형 안전사고 등 ‘내우외환’에 시달렸던 화학업계가 하반기 재도약에 나섰다.

본업인 범용 화학제품보다 첨단소재와 배터리 사업 등 본업 외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소재 롯데케미칼 연구소 야경.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2분기 다소 개선된 실적, 하반기 ‘청신호’ 켜진 듯
9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주요 화학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악화로 급감한 수요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대형 폭발사고로 인해 영업손실이 막대했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수요가 꾸준했던 세정제 원료와 의료 장비 소재를 생산한 기업은 선방했다.

업계는 상반기 내우외환을 딛고, 차츰 늘어나는 제품 수요에 부응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한편 신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미 2분기 다소 개선된 실적이 하반기 청신호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1.5% 증가한 57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석유화학부문이 4347억원(약 80%)을 차지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의 차별화된 운영 효율성 증대, 주요 제품 스프레드 개선 등으로 5분기 만에 두자릿수의 영업이익률(13.1%)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 연구원들이 니트릴 라텍스(NB Latex)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도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7일 실적을 발표한 금호석유화학은 올 2분기 매출 1조262억원, 영업이익 120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에서 예상한 실적보다 약 20% 웃돌았다. 이는 금호석화가 2009년 독자 개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NB라텍스가 효자 역할을 했다. 의료용 라텍스 장갑 원료인 NB라텍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급증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합성고무 부문의 판매량과 매출액이 줄었지만 위생용품 수요 증가로 NB 라텍스의 수익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대산공장 폭발사고에 따른 가동중단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90.5% 감소한 3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전방산업의 수요 약세와 대산공장 사고로 인한 기회 손실 및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수요 회복, 차별화된 신사업 확대로 ‘실적 개선’
화학업계는 하반기에 실적을 낙관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회복과 신사업 확대에 매진하면 작년 동기 수준만큼은 회복할 것이란 기대다.

LG화학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제품가격이 하락해 2분기 매출은 감소했지만, 운영 역량을 강화하면서 석유화학부문의 영업이익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전지(배터리) 부문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반기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서 유럽 지역에 대한 자동차용 전지 출하량 확대, 자동차용 원통형 전지 판매 증가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도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석유화학부문 안정적 수익성 유지 △전지부문 큰 폭의 성장 등을 통해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 연구원들이 배터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폭발사고 타격을 입은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사고에 따른 기회비용 손실이 전분기에 이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주요 제품 수요 증가에 따라 상반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대산공장 연내 재가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원가 경쟁력을 높여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고부가 제품, 친환경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호석화는 합성고무 부문은 타이어 업체들이 가동을 재개하면서 수요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다. 합성수지는 자동차, 가전 분야의 수요가 늘어 제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손세정제 원료를 앞세운 SKC도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49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482억원) 대비 증가했다.

특히 SKC가 지분 51%를 보유한 SK피아이씨글로벌은 손세정제에 주로 쓰이는 프로필렌글리콜(PG)의 수요 확대로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SK케미칼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문량이 늘어난 PETG 증설을 통해 실적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PETG는 생수·음료를 담는 페트(PET) 제조시 TPA와 EG라는 물질에 CHDM을 넣어 만든 투명 소재다. 최근 시장 규모가 연평균 10% 이상 확대되고 있다. PETG의 핵심 소재인 CHDM는 미국 이스트먼사와 SK케미칼 등 전세계 단 두 곳만 생산기술을 보유한 고부가가치 소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경기 악화로 화학제품 수요가 급감했으나 세정제 원료와 의료장비 소재 생산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선방했다”면서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아이템 등 고부가가치 소재와 신사업을 앞세운 화학기업의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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